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수확하는 마(麻)는 예로부터 산에서 나는 약, 산약이라 하여 건강식품으로 큰 각광을 받아왔다. 특히 마는 신라시대 향가 ‘서동요’에 등장할 만큼 우리 민족의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백제 제 30대 무왕인 서동은 어려서부터 영특하고 효성이 지극하여 늘 산에 올라 마를 캐서 어머니를 봉양했다. 서동은 신라 제 26대 진평왕의 셋째 딸 선화공주가 재색이 무쌍하다는 소문을 듣고 아내로 맞아들이기 위해 머리를 깎고 신라로 들어갔다. 신라에서 서동은 아이들에게 마를 나눠주며 서동요를 부르게 하여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하게 됐다.
이처럼 우리나라 역사에 마가 등장하는 것은 서동요만이 아니다. 임진왜란 때에는 사명대사가 이끌고 있는 승군이 평양성을 탈환하기 위해 달려오던 길에 그의 병사들이 식량과 무기를 탈취당하여 이틀씩이나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었다.
이때 대동 강변 모래밭에서 우연히 발부리에 차이는 덩어리를 당겨보니 모래흙 속에서 고구마와 같이 생긴 마 뿌리를 발견해 죽을 끓여 먹으니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고 한다. 이처럼 국난을 극복하는데 큰 공을 세운 마의 효능이 전해지면서 한국에는 마를 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들이 전해져오고 있다.
마는 비타민 B, B2, C, 카로틴, 엽산, 칼슘, 철분, 사포닌 성분 등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양질의 점액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어 인체에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해준다. 마는 심혈관 계통의 지방 침전을 막아 혈관의 유연성을 유지시켜 동맥경화를 조기에 예방할 뿐만 아니라 피하지방의 침전도를 줄여 비만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마의 끈끈한 점액질에는 소화효소와 단백질의 흡수를 돕는 ‘뮤신(mucin)’ 성분이 함유되어 위액이 위를 부식시키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마의 복용을 통해 뮤신을 섭취하게 되므로 위벽보호, 소화성 궤양을 예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뮤신은 피하지방을 줄이는 효능이 있다.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강한 마는 생활에 활력을 주는 동시에 남성들의 정력증강 및 원기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신장이 약해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양이 적은 경우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마에 들어 있는 디아스타제는 녹말 성분을 포도당으로 전환시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게 되므로 당뇨병 환자에게 확실한 효과를 준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속의 유해균을 빨리 배출 청소하여 주어 여성들의 변비에 좋은 효능이 있으며 노화방지에 매우 효과적인 DHEA의 원료인 디오스게닌이 함유되어 노화방지에도 효과적이다.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는 생마를 먹는 것이 좋으며 마를 생으로 먹을 때는 마를 갈아 우유에 타먹거나 샐러드 재료로 이용해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마를 이용해 약밥을 만들어 먹는 마 약밥, 마 떡, 마 스테이크가 건강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특히 전북 익산이 마의 고향이자 주산지로 유명하다.
한경닷컴 bnt뉴스 이현아 기자 hyuna@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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