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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CEO> '효성 3세 회장' 조현준…'2월 전경련 퇴진' 허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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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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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가(家)의 오너 3세인 조현준(48) 효성[004800]사장이 29일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의 막을 올렸다.

    조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페어플레이 경영'을 내세웠다. 야구 등 스포츠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야구 경영론'을 펼쳐온 조 회장의 경영 철학이 앞으로 어떤 열매를 맺을지 주목된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고리로 지목되며 해체론에 시달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를이끌어온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2월 전경련 회장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전경련 회장을 맡아 일약 재계의 '얼굴'로 부상했던 허 회장은 리더십을 상처를입은 채 단상에서 내려오는 처지가 됐다.

    ◇ 사장에서 회장으로 직함 바꾸다 효성가(家)의 3세인 조현준(48) 효성 사장이 29일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이 막을 올렸다. 1966년 창업한 동양나이론을 모태로 한 효성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해에 경영권이 3세들에게 넘어간 것이다.

    부친인 조석래 회장은 대표이사 직위는 유지하면서도 회장직에서는 물러났다. 81세라는 고령에 건강마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의 2선 후퇴라는 게 효성의 설명이다.

    효성 관계자는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각종 경영 현안에 대해 보고받고조언도 하는 등 고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앞으로 동생인 조현상(45) 효성 사장과 더불어 '형제 경영'을 이끌게된다.

    조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게 된 것은 조 회장의 건강과 나이 등이 직접적 계기였겠지만 경영 성적도 바탕이 됐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도록 이끌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국내에서 보성중을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명문 사립으로알려진 세인트폴스고교를 다녔는데 여기서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야구부 주장을 했다. 포지션도 투수였다.

    조 회장의 '야구 경영론'은 이때의 경험에 뿌리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야구 경기에서 선수들이 자기 포지션에서 역할을 다해야 이길 수 있듯이 비즈니스에서도 여러분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임직원에게 이야기하곤 한다.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할 때 야구와 미식축구 교내 대표선수로 뛰었고, 효성입사 후에도 한동안 직장인 야구팀을 이끌며 6년 연속 우승을 일구기도 할 만큼 스포츠 마니아다. 아이스하키, 스쿼시, 테니스, 축구, 배구, 골프 등에도 수준급의 실력을 갖춘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스포츠맨십에 기반을 둔 페어플레이를 통해 효성을 진정한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예일대 졸업 후 일본 게이오대(慶應) 정치학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정치학도다. 효성 입사 전에는 일본 미쓰비시(三菱) 상사와 모건 스탠리에서 근무하며 해외 경험도 쌓았다.

    영어, 일본어, 이탈리아어 등 3개 국어 구사능력을 밑천으로 미국, 일본, 중국등의 젊은 리더들과 글로벌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효성에 입사한 것은 1997년이었다. 전략본부 부장으로 근무를 시작해 성과 중심의 평가시스템을 구축해 현재 효성 조직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효성의 간판 상품인 스판덱스(상품명 크레오라)는 2010년 세계 1위로 올라선 뒤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높여 지금은 32%까지 올라섰다.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는 미국의 세계적 화학업체 듀폰이 개발해화학섬유업계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상품이다.

    중공업 부문에서도 2014년 경영에 참여한 뒤 2011년부터 3년간 이어지던 적자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5년에는 중공업 부문에서 1천522억원의 흑자 전환을 끌어냈다.

    저가 수주의 관행을 끊고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돌아선 게 주효했다는 게 그룹 내부의 평가다.

    조석래 회장이 화학공학도란 배경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강조하는 경영 기조를보였다면 조현준 회장은 여기에 보태 고객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것을 강조해왔다.

    젊은 최고경영자(CEO)답게 신기술에도 적극적이다. 조현준 회장의 다음 관심사는 중공업에 빅데이터, IT(정보기술) 등을 융합해 글로벌 토털 에너지 솔루션 공급업체로 도약하는 것이다.

    IT 부문 계열사들의 ICT(정보통신기술) 역량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시도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순탄한 앞길만 예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악화하는 대외 시장 여건이나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같은 험난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금 같은 경영 성과를 꾸준히 유지하느냐가 그 하나다. 중국 등 후발업체들의 거센 추격도 도전 요소다.

    경영 외적으로 가족 간 분쟁과 탈세 재판도 있다.

    조현준 회장의 바로 밑 동생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2013년 1천300억원대의회사 지분을 기관투자자들에게 넘긴 뒤 아버지와 형제들을 상대로 각종 소송을 내면서 벌어진 '형제의 난'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조석래 회장이 7천900억원대의 분식회계와 조세포탈, 횡령 등의 혐의로, 또 조현준 회장은 증여세 70억원을 탈루하고 회삿돈 1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 재계 '기대주'에서 '난파선 선장'으로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전국경제인연합회 신년사는 사실상 고별사였다.

    허 회장은 신년사에서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렸다"고 거듭사과했고, 전경련 회장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에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허 회장은 2011년 전임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뒤 누구도 회장을 맡으려 하지 않을 때 제33대 회장에 추대됐다.

    당시 전경련에서는 과거 위상을 찾아볼 수 없었고 1999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 이후 12년 동안 10대 그룹 오너에서 회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GS그룹은재계 서열 7위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허 회장이 전경련의 위상과 영향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기대했고, 허 회장은 특유의 부드럽고 소탈한 리더십으로 흔들리는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계 대통령'인 전경련 회장직은 한때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 허 회장 개인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

    허 회장은 2004년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되면서 GS그룹 회장에 올랐지만 무대 전면에 나서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전경련을 이끌면서 비로소 세상의 주목을 받게됐다.

    허 회장은 재계의 높은 신망을 얻으며 두 차례 연임(임기 2년씩 총 6년)까지 했지만, 최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전경련의 어두운 역할이 드러나면서임기 막판에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이른 시일에 전경련 쇄신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회원사 동의를 구하는 과정은 지난할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전경련을 모금 창구로 이용하려 했다면, 누가 회장을 했더라도 막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하지만 허 회장은 전경련 수장으로서 이승철 부회장의 전횡을 제어하지 못하는등 조직 관리 잘못에 대한 최종 책임이 있다는 지적은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전경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취임한 허 회장은 전경련이 해체 위기에 몰린 지금 '난파선의 선장'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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