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7일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식 통보하자 재계에서는 LG[003550]와 전경련 간의 오랜악연이 화제에 올랐다.
재계에 따르면 구본무 LG 회장은 그동안 줄곧 전경련 회장단에 포함돼 있었지만, 반도체 빅딜이 이뤄진 1999년 이후에는 17년간 전경련의 공식 회의 석상에 단 한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구 회장은 전경련이 주최한 비공식 행사에 한두 차례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는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전경련 쪽으로는 아예 '발길'을 끊은 셈이다.
LG가 전경련에 이렇듯 '구원(舊怨)'을 가질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1999년 LG와현대 간의 반도체 빅딜 문제가 있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환란사태로 정부 주도의 강제적 구조조정이 한창 논의되던 1998~1999년 LG반도체와 현대전자는 내리막길을 걷는 반도체산업을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강제 합병 대상에 올랐다.
LG와 현대그룹 모두 수조원의 초기 투자비가 들어간 반도체 사업을 접으려 하지않았지만, 전경련이 일종의 중재자 역할을 맡으면서 빅딜을 위한 기초 설계안이 만들어졌고, 그 결과 LG그룹이 현대로부터 2조6천억원을 받고 LG 반도체를 현대전자에넘겨주게 된다.
재계의 한 인사는 "당시 상황으로는 LG가 강압적 분위기에서 반도체 사업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면서 "전경련의 중재로 M&A 밑그림이 그려졌다는 점에서 전경련에 대한 LG그룹 쪽의 감정이 좋을 리 없었다"고 전했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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