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순위 마감 늘었지만 평균 경쟁률은 떨어져공급과잉 우려 등에 가수요 감소…인기단지에만 몰릴 듯
봄 분양시장이 본격 개막한 가운데 겨우내 얼어붙었던 청약시장이 다소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1순위 마감 단지가 늘고 미달 단지의 비율은 감소하는 등 관련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단지별 청약자 수는 지난해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여서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린 '묻지마 청약'이 감소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분석도 나오고 있다.
16일 부동산114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들어 14일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20개 아파트가 청약을 진행한 가운데 전체의 60%인 12개 단지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새 아파트 1순위 마감 비율은 지난해 9월 62%까지 높아졌다가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올해 1월에는 56.5%, 지난달에는 50%까지 떨어졌다가 이달들어 다시 상승한 것이다.
실제 현대건설[000720]이 이달 초 은평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녹번'은 평균11.7대 1, 서울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는 12.5대 1, 하남 미사 e편한세상은 평균 14.35대 1의 경쟁률로 각각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에 비해 2순위에서도 미달된 아파트는 전체 분양 단지의 20%(4곳)로 지난달(28%)에 비해 감소했다.
작년 12월의 경우 공급과잉 논란과 글로벌 경기 불안 등의 심리적 요인으로 1순위 미달 단지가 30%에 달했고 올해 1월에는 35%까지 늘었었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수도권을 시작으로 신규 주택 구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요건이 강화되면서 이런 제약이 없는 신규 분양 아파트에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지별 1순위 청약자 수는 과거에 비해 감소하면서 청약열기는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현재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3.7대 1로 올해 들어 가장 낮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작년 7월 16.7대 1까지 오른 뒤 10월 8.6대 1, 11월 11.6대 1, 12월 8.7대 1, 올해 1월 평균 9.2대 1을 보이다 지난달 평균 5.6대 1로 떨어졌다.
1, 2순위를 합한 전체 경쟁률도 지난해 7월 평균 17.3대 1에서 작년 11월 12.2대 1, 작년 12월 9.0대 1, 올해 1월 9.6대 1, 2월 6.1대로 감소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이보다 낮은 4.1대 1을 기록중이다.
1순위 마감 단지가 늘었지만 경쟁률이 하락한 것은 청약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정부의 청약제도 개편으로 1순위 자격 요건이 수도권 기준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고 2순위도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되면서 청약시장에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2천22만명으로 2천만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1순위자도 1천135만여명에 이른다.
또 주택 거래량 증가와 집값 상승으로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린 가수요가 기승을 부리며 곳곳에서 청약 과열이 빚어졌다.
그러나 최근 공급과잉 논란이 일고 집값이 약보합세로 돌아서자 청약시장에 가수요가 줄어들고 내집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 중심으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달 말 서울 개포 주공2단지 등 인기 지역 아파트가 줄줄이 분양되면서 청약시장에 투자수요의 관심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달 공급물량이 총 4만 가구에 이르고 다음달에도 3만5천여가구의 아파트가 연이어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청약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주택시장의 대출 규제와 전세난으로 청약시장에는 꾸준히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특별히 인기 아파트를 제외하고 작년과 같은 청약과열은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청약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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