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사태·롯데분쟁 경영권방어 취약성 등 문제점 노출""투명성·이사회 역할 미약…기업 국제경쟁력도 갉아먹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사태와 롯데그룹 경영권분쟁으로 핫이슈가 된 기업 지배구조 문제의 해법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CEO스코어는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현황과 대응방향'을 주제로 제2회 딜로이트-CEO스코어 정책포럼을 열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기조연설에서 "최근 발생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우리 기업들이 경영투명성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자각하는 중요한 계기가됐다"고 밝혔다.
주 차관은 "대기업 순환출자와 내부거래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정부 노력만으론한계가 있다"며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기업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 또건전한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의 가치가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는 주주중심 모형을 따르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해관계자 중심 모형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최근 두 사태를 보면 경영권 방어의 취약성과 주주가치 제고, 이해관계자의 철저한 소외 등 반성할 점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국내 100대 그룹의 기업 지배구조 형태는 지주회사(54%), 다중지주(27%), 순환출자(2가지 유형·10%), 오너일가 직접지배(4%)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고소개했다.
지주회사로의 지배구조 변경은 세제(배당소득세·양도소득세) 이연 효과 연장과지배구조 투명화 압박 등으로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30대 그룹 상장사(186개사) 전체 지분 구조가 우호지분 44.5%로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지배구조 핵심계열사는 우호지분 31% 이하로 리스크가 상존한다고박 대표는 분석했다.
박 대표는 "세계경제포럼(WEF)의 국제경쟁력지수에서 우리나라는 기업의 책임(98위), 이사회(126위), 소액주주보호(119위) 등에서 위치가 매우 낮다"며 "이해관계자 역할, 공시와 투명성, 이사회의 역할 등이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호산 함지원 변호사는 "지배구조를 흔들려는 공격자는 5% 룰을 출사표로 삼아 가처분 소송을 활용하는 단심화 경향이 두드러진다"면서 "방어자는 일반 신주발행, 제3자 배정 신주발행, 자사주 취득 또는 처분 등으로 방어에 나선다"고 관측했다.
딜로이트 기업지배구조센터 김한석 상무는 "투명한 소유구조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고 헤지펀드의 국내 경영권 위협이 거세지는 가운데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된 만큼 지배구조의 개선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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