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14.2%→15.4%…실적부진 기업들은 배당 고민 커져
과거 '대주주 몫 챙기기'로 인식됐던 배당이 정부의 배당독려 정책으로 주요 기업들의 배당 확대가 이어지며 인식이 바뀌고 있다.
5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말 현재 코스피·코스닥의 84개 기업 가운데 48개사가 배당 성향을 지난해 14.2%에서 15.4%로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등 주요 기업들이 현금배당을 확대하고 과거무배당이었던 SK하이닉스[000660] 등이 올해 배당 대열에 합류한데 이어 코웨이[021240], 강원랜드[035250], BS금융지주[138930] 등도 배당확대가 예상된다.
배당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도 기업수익의 주주 환원이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변하고 있다.
배당확대의 포문은 현대자동차가 열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연간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3천원으로 전년보다 53.8% 늘렸다. 이에 따라배당총액은 2013년 5천344억원에서 2014년 8천173억원으로 늘었고 시가배당률도 1.7%로 전년 0.9%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어 재계 1위의 삼성전자가 보통주 1주당 1만9천500원으로 전년보다 배당금을41.3% 늘리면서 배당총액도 2조9천999억원으로 39%가량 증액됐다. 시가배당률도 보통주 기준 1.45%로 전년 1.0%보다 크게 늘었다.
이어 신한금융지주회사가 뒤따랐다. 배당금이 전년보다 46.2% 늘어나며 배당총액은 5천124억원으로 38% 증가했다. 시가배당률도 1.4%에서 2.0%로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결산배당을 하지 않은 SK하이닉스와 LG이노텍[011070], LG디스플레이[034220] 등도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2010년 이후 4년 만에 배당을 했다.
SK하이닉스는 주당 300원의 배당을 실시, 2010년 주당 150원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도 주당 각각 250원,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GS홈쇼핑[028150]은 주당 770원의 배당을 결정, 전년보다 119.2% 늘어나기도 했다.
이는 정부가 내수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 등을 통해 기업들의 배당을 독려한데 따른 것이지만 국민연금 등 대형 연기금들의 배당확대 압력이높아진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 등 대형 연기금들이 안정적인 수익 확보 차원에서 기존 고배당 종목 외에도 향후 배당금 증가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른바 '배당성장주'로 투자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세계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도 배당확대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세계 주요국가의 배당성향은 40% 안팎인 반면 2013년 국내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은 14.2%에 머물고 있다.
HMC투자증권[001500]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들의 배당증가에 대한기대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투자유인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이런 배당 확대 움직임을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악화가 발목을잡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정유, 석유화학, 조선, 철강, 건설 등 업종에서는 좀처럼 배당확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도 올해는 배당이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부로부터 배당을 늘리라는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은 배당할 형편이 되지 않아 실적발표를 앞두고 고민이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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