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게임셧다운제 폐지 등 방송통신 규제개혁 과제 33건 제시
"아기 젖병 광고를 할 수 없다는 사실 아셨나요. 외국에는 이런 규제가 없습니다. 정부가 모유 수유를 권장한다는 취지로 막아놓은광고규제중 하나입니다." 방송콘텐츠 편성규제, 게임 셧다운제 등 과도한 규제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0일 '글로벌 경쟁력 취약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 연구'보고서를 통해 방송·통신·소프트웨어 분야의 규제개혁 과제 33건을 제시했다.
한경연은 ICT 기업들이 높은 기술수준을 가지고도 성장이 더딘 이유로 산업과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낡은 규제 시스템을 꼽았다.
방송콘텐츠산업은 지난해 2억1천699만 달러의 수출을 달성하는 등 무역수지에서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대표적 수출 효자산업인데도 이 분야 규제는 여전히 국내시장만 고려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경연은 국내제작 애니메이션 편성규제를 대표적인 예로 들면서 방송사들은 국산 애니메이션을 연간 30∼50%씩 의무적으로 편성 방영해야 하는데 국산 애니메이션창작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반대로 질적 저하만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승영 한경연 선임연구원은 "별도 투자재원이나 지원이 없기 때문에 방송사들이 연간 편성총량에만 관심을 두고 그때그때 편성비율만 맞추면서 규제에 적응하고있는 실정"이라며 "사업자들이 신규 제작보다는 기존 애니메이션 재활용을 선호하고있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또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젖병,젖꼭지제품 등의 방송광고 금지 조항을 황당 규제의 대표사례로 꼽았다.
이 규제는 별다른 상위법 근거없이 정부가 모유수유 권장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를 존중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한경연은 수단이 과도한 이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청소년이 주요 고객인 게임 셧다운제의 경우 해외에 서버를 둔 게임업체는 규제대상에서 제외되고 우리나라에 서버를 둔 업체만 규제하는 형국이 돼 관련업체들의 해외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한경연은 우려했다.
미국, 중국 등에서는 인터넷게임 과몰입 현상에 대해서는 자율규제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면서 게임산업이 전후방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각종 육성정책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현행 셧다운제를 폐지해 친권자 동의하에 접속을 허용하는자율규제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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