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미세공정 격차 확대…내년 시장경쟁 격화 전망낸드·SSD도 경쟁 박차…시스템반도체 수익성 위주 재편반도체 실적 조만간 스마트폰 추월 전망도
삼성전자[005930]가 세계 최강인 D램과 낸드플래시를 앞세워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그동안 실적 성장을 이끌어온 스마트폰의 판매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되자, 또 다른 성장 엔진인 반도체로 균형을 잡으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진에 빠진 시스템반도체(시스템LSI) 사업의 회복을 최대한 앞당기는 한편 시황이 호조를 보이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한다는 것이다.
◇ D램 미세공정 기술 격차 벌려 삼성전자는 한동안 느슨하게 진행돼온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에 박차를 가하며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눈에 띄게 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20나노미터(nm·1nm = 10억분의 1m) 공정을적용한 PC D램인 4Gb(기가비트) DDR3 D램 양산에 들어가면서 앞서 1년6개월가량 중단됐던 미세공정 경쟁에 불을 붙였다.
D램 미세공정 기술은 2012년 하반기 25나노 D램 개발 이후 답보 상태였다.
이어 지난달에는 20나노 공정 기반의 모바일 D램인 6Gb LPDDR3 D램 양산에 들어갔다.
최대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가 연내 20나노 공정 개발을 마치고 내년 PCD램부터 적용할 계획인 점을 고려하면 기술 격차를 1년가량 벌린 셈이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20나노 공정 전환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20나노 공정은 삼성전자의 기존 주력인 25나노 공정에 비해 30% 이상, 경쟁사들의 주력인 29나노에 비해서는 50% 이상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300㎜의 웨이퍼로 한번에 생산할 수 있는 칩 수를 30%, 50% 더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생산 단가가 떨어지는 만큼 판매 가격을 낮춰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점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미세공정을 적용할수록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아지고 전략 소모량이 줄어드는 등 성능도 크게 향상된다.
삼성전자는 20나노 공정을 PC와 모바일 D램 이어 서버 D램으로 순차적으로 확대적용함으로써 20나노 D램 비중을 올해 10%, 내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내년 D램 수익성 경쟁 격화 전망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D램 시장이 수요가 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이무리한 공급 확대를 자제하면서 안정을 유지할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미세공정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사들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일 "삼성전자가 D램 사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경우공급 물량이 제한된 가운데 대부분의 D램 제조업체가 수익을 나눠갖는 지난해나 올해와 같은 시장 구조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12년 2조2천500억원을 투자해 증설한 모바일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17라인)의 상당 부분을 최근 D램 생산라인으로 전환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르면 연내 가동에 들어가는 17라인의 D램 생산량은 내년 중 웨이퍼 기준 월 4만∼6만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물량이 20나노의 첨단 공정을 거친 프리미엄 제품으로 쏟아질 경우 D램가격 하락 압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생산효율 경쟁에서 뒤처지는 제조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대신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인 IHS테크놀로지(옛 아이서플라이)는 전 세계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지난해 4% 올랐고 올해는 2% 하락하는 데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가격 하락폭이 17%, 2016년은 27%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 낸드·SSD도 생산효율 경쟁 박차 삼성전자는 양대 메모리반도체 제품인 낸드플래시에서도 미세공정 개선을 통한생산효율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생산효율을 기존 제품보다 2배로 높인 Ɖ세대 V낸드'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이 제품에는 수직구조 낸드플래시(V낸드)로는 처음으로 트리플레벨셀(TLC)로 불리는 Ɖ비트' 기술까지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수평으로 배열하던 셀을 수직으로 쌓아 미세공정의 한계를극복한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를 지난해부터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일본 도시바와 SK하이닉스 등이 추격하고 있으나 기술격차는 2년 이상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70억 달러(7조3천억원)를 투자해 중국 산시성 시안에 V낸드 생산기지를 갖추고 지난 5월부터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낸드플래시 기반의 차세대 컴퓨터 기억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도 생산단가를 낮춘 고성능 제품군을 잇달아 선보이며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 시스템반도체 수익성 위주로 재정비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적자를 지속해온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도 최근 철저한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가시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사업에 우선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실적 회복시기를 가능한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지난 6월부터 메모리사업부장에 시스템LSI사업부장까지 겸직하며 반도체사업 전체를 총괄하게 된 김기남 사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2012년 특허소송으로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애플에 대한 파운드리(수탁생산) 납품이 중단되면서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초 내놓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불완전한성능과 통신서비스 지원 문제로 자사의 주력 스마트폰에도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면서 경쟁력에 타격을 입었다.
그러다 최근 애플과 화해하고 첨단 미세공정인 14나노 핀펫 기술 개발을 앞당기면서 파운드리 사업에서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울러 지난달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4에 자체 개발한 AP와 통신칩(모뎀)을 탑재함으로써 AP 사업에의 경쟁력 약화 우려도 상당 부분 덜어냈다.
이에 따라 늦어도 내년부터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도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반도체 실적 IT모바일 추월 전망도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이르면 올 3분기부터 50% 이상으로 높아지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을 앞지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반도체사업부의 실적 개선보다 IM 부문의 급격한 실적 악화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2분기 4조4천200억원을 기록한 IM부문 영업이익이 3분기 2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2분기 1조8천600천억원인 반도체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분기 2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반도체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조8천900억원으로 전년(4조1천700억원)보다65% 증가했다. 올해도 이 같은 실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만 3조8천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8천300억원)에 비해 35% 늘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메모리반도체를 주축으로 반도체 사업의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메모리 사업의 수익성 강화와 함께 발목을 잡았던 시스템반도체 사업까지 정상궤도에 진입할 경우 반도체가 스마트폰을 대신해 회사를 떠받치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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