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글로벌 가전시장 혁신이 깨운다"…곳곳서 격전 예고스마트홈 전쟁에 유럽 프리미엄 가전업체들 가세
"성장은 오로지 혁신으로부터 나온다."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4를 메세 베를린과 함께 공동 주최하는 GFU(독일가전통신협회)의 한스 요아킴 캄프 의장은"IFA의 초점은 언제나 혁신적 제품에 맞춰져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1924년 창설돼 90년의 역사를 지나오며 늘 그랬듯이 언제나 혁신이 가장 먼저공개된 현장이 바로 IFA였다고 그는 자부했다.
글로벌 소비자가전(CE) 시장은 올 상반기 1.9% 성장으로 정체 국면이다. 그럼에도 IFA는 여전히 활기차고 미래를 지향한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이 넘쳐난다.
새 전시공간 시티큐브베를린이 등장하면서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벌일 전장의 규모도 3% 확대됐다.
◇ TV '화질에서 아트까지' 한판 대결 최대 격전지 는 역시 '가전의 꽃' TV다.
상반기 UHD(초고해상도) TV 시장에서 47%를 점유하며 1, 2위를 달린 삼성과 LG는 곳곳에서 전선을 형성한다.
LG가 세계 최초로 UHD급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내놓으며 선제공격을 하자 삼성은 세계 최대 105인치 벤더블(bendable) UHD TV로 맞불을 놓았다.
LG가 올레드로 '궁극의 화질'을 내세웠다면, 삼성은 '커브의 힘'을 전시 주제로정했다.
LG가 프리미엄 오디오회사 하만카돈의 웅장한 사운드를 자랑하자, 삼성은 음향기기까지 곡면에 맞춰 휘게 한 커브드 사운드바를 출시했다.
양사는 또 'TV와 예술의 결합'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프랑스 디지털 아티스트 미구엘 슈발리에와 협업해 디지털 아트 '커브의기원'을 선보인다. LG전자[066570]는 오스트리아 명품 주얼리업체 스와로브스키가수놓는 크리스털을 가미해 TV를 예술작품의 경지로 올려놓겠다고 자신한다.
삼성·LG 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양자점) TV 시제품 등을 내놓으며 TV 전시장에서 '깜짝쇼'를 할 가능성도 있다.
TV 전시장은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운영체제를 놓고도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은 인텔과 공동 개발한 독자적 모바일 운영체제 타이젠을 OS로 한 TV도 구상했지만 구글 등의 견제로 이번 IFA는 공개 타이밍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 미래 스마트홈, 어디까지 진화하나 스마트홈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5년 후에는 100조원 이상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물인터넷(IoT)과 결합돼 IFA에서 단연 뜨거운 아이템이 됐다.
삼성의 스마트홈은 '알아서 판단하는' 가전기기와 무인 경비 시스템을 겸하는세이프티(safety)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스마트폰 위치 인식 기능과 연동된 스마트홈 기기들이 집에 가까워진 사용자의동선을 스스로 파악하는 방식이다. 유무선 인터넷에 연결된 IP카메라가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는 건 하나의 덤이다.
삼성의 이런 스마트홈 전략은 폐쇄적이지 않다.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미국의 사물인터넷 개방형 플랫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를 인수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이 실리콘밸리에 만든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 소속이 됐다. 개발자·제조자·소비자를 한데 모아주는 개방형 플랫폼이 전략 포인트다.
모든 가전기기가 모바일 메신저와 대화하듯이 연동되는 LG의 홈챗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서 오디오 등으로 대상 기기를 확장했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명품 가전업체들도 앞다퉈 스마트홈 서비스를내놓고 삼성·LG와의 맞대결을 예고했다.
독일 가전업체 밀레는 냉장고 문이 열리면 오븐이 알려주는 식으로 주방 내 모든 가전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공개했다.
독일 브랜드 지멘스도 각기 다른 가전 브랜드를 웹사이트로 연결하는 홈 커넥트서비스를 공개하고 안드로이드·아이폰 애플리케이션 개발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 웨어러블, 이제 시장이 판단한다 삼성은 스마트 손목시계 신제품 기어S에 과거 애플의 우군이던 나이키의 플러스러닝 애플리케이션을 실었다.
기어S의 블루투스로 나이키의 운동량 측정 앱을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나이키가퓨얼밴드 같은 팔찌 하드웨어보다는 앱 사업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삼성과 제휴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삼성은 지난해 IFA에서 갤럭시기어를 내놓은 이후 벌써 여섯 번째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였다. 이제 시장의 직접적인 평가를 기다릴 때다.
LG전자가 IFA에 출품하는 G워치R은 완벽한 원형의 플라스틱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이다. 투박한 웨어러블 기기 이미지에서 탈피해 명품시계와 디자인측면에서 겨뤄보겠다는 야심을 담았다.
모토로라는 원형으로 패션감각을 살린 스마트워치 모토360을 내놓는다. 대만 에이수스는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메탈 재질의 웨어러블 기기를 티저영상으로선보였다. 소니도 전략 스마트폰 익스페리아 Z3와 연동되는 스마트워치 3을 공개할예정이다.
후발업체들도 단순히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했다는 것만으로는 시장성이 없다고판단하고 기능·소재·디자인의 혁신에다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측면까지 고려하는추세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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