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록한 이마(보닛)와 특유의 개구리 같은 생김새는 한눈에 '포르셰구나' 싶다.
여기에 정통 스포츠카 디자인의 정수인 '넓게'와 '낮게'를 적용해 경쟁 모델인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이보크'(너비 1천900㎜·높이 1천635㎜)보다 너비는 23㎜ 넓고,높이는 11㎜ 더 낮다.
그러나 같은 도로도 남보다 비좁을 뿐 아니라 SUV의 장점으로 꼽히는 시원하고널찍한 시야를 확보할 수 없어 실용성은 떨어진다.
31일 마칸의 3가지 모델(마칸 터보·마칸 S·마칸 S 디젤) 가운데 가솔린 모델인 마칸 S를 몰고 수도권에서 약 270㎞를 시승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양옆에 큼직한 측면 공기 흡입구를 넣어 공격적이고 세련된 인상을 살렸다. 운전대 왼편 열쇠를 돌려 시동을 걸자 터트리는 듯한 엔진음과 '준비됐다'고 운전자를 재촉하는 진동으로 이 차가 스포츠카임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인테리어와 편의사양은 가격에 걸맞게 고급스럽다.
지붕에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배치했고, 독일 하이엔드 제품인 부메스터 오디오는 음표 하나하나가 선명한 음질을 선사한다. 좌석은 체형에 맞게 14가지 방식으로조절할 수 있다. 기어박스 양옆에 좌석 조절과 열선·통풍 기능, 스포츠·오프로드등 주행 모드 선택이 가능한 버튼이 몰려있다.
SUV지만 수납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단, 트렁크 용량은 500ℓ로 충분하다.
뒷좌석을 접으면 1천500ℓ까지 확보할 수 있어 야외 레저활동에도 무리가 없다.
차체가 둔중하고, 옆으로 퍼져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시내 주행은 불편하다. 운전대와 페달도 묵직해 지프를 몰 때처럼 '남성적인 차'라는 느낌이 강하다.
최고출력 340마력과 최대토크 46.9㎏·m를 발휘하는 3.0ℓ 6기통 바이터보 엔진(2천997cc)과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의 진가는 고속도로에 나가야 알 수 있다. 이차는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고 5.4초가 지나면 시속 100㎞를 찍는다.
시속 150㎞를 넘기자 엔진음과 풍절음이 어우러지면서 자동차가 아니라 제트기를 몰고 있는 듯한, 계속 밟으면 어느 순간 날아오를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한순간에 속도를 확 떨어뜨리는 브레이크 제동력은 고속 주행의 불안감을 날려보낸다. 단,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는 울컥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실주행연비는 7.0㎞/ℓ를 기록해 공인연비 7.3㎞/ℓ를 약간 밑돌았다.
가격은 8천480만원. 시승차에 적용된 모든 옵션(5천320만원)을 더하면 1억3천80만원이 된다.
포르셰의 최선은 스포츠카이고, 마칸은 비싼 차선책이다.
마칸 시리즈는 '일상용 포르셰'를 표방하지만 일상에서 마칸의 최고속도(230∼266㎞/h)를 낼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이 거리의 모든 차를 추월할수 있다는 자신감만큼은 교통 체증을 참아내는 여유를 갖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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