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상여금 빼면 9조대 초반 '충격 크지 않아'스마트폰 성장세 꺾여 '반전 쉽지 않다' 견해도
7일 발표된 삼성전자 4분기 잠정실적(가이던스)을놓고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8조3천억원으로 공시했다.
우선 시장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수치라 충격이 컸다.
통상 실적전망을 보수적으로 잡는 외국계 증권사들도 8조7천억∼8조8천억원대의영업이익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이 '어닝쇼크'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공지의 사실이지만 이같은 실적부진이 일회성인지, 본격적인 하향세에 접어든 것인지를 놓고는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연말 삼성전자 임직원 32만명(해외 포함)에게 일괄 지급된 8천억원의특별상여금이 변수다.
순비용으로 지출된 이 돈을 빼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9조원대 초반으로 올라선다.
물론 상여금 지급분을 빼고 9조1천억원대라고 해도 직전 분기(10조1천600억원)와 비교하면 10%가량 빠지는 실적이다.
다만 전년 동기(8조8천400억원)와 비교하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그다지 충격이 크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작년 4분기를 '의외의 부진'으로 보는 쪽에서는 환율 변수도 꼽는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달러, 엔, 유로 등 복수의 결제통화를 골고루 분산해 환율리스크를 줄여왔다.
그러나 엔저 추세가 4분기 들어 점점 가파르게 나타난데다 원화가 지속적으로강세를 보이면서 더 이상 환율 영향을 피하기 어려웠다.
평균적으로 4% 이상 영향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해외부문의 전체 실적에 미친환율 여파가 수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완제품 재고조정으로 매출에 영향을 준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2011년부터 이어져온 삼성전자의 기록적인 실적 고공행진을 더 이상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추세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전자는 주력사업인 스마트폰 분야에서 올해 4억대에 가까운 판매실적을 올렸다. 또 35%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글로벌 1위 업체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300달러 이상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전자업계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2012년 41%에 달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은 지난해 34%로 떨어졌다.
상당액의 마진을 남기는 고가 스마트폰을 세계시장에서 팔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새로운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기만 하면 전작의 기록을 가뿐히 넘어서던 흥행 행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점차 바뀌는 분위기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삼성전자가 이제 스마트폰 외에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CES에 커브드 UHD TV, 가변형 곡면 TV 등 첨단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지만, 당장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아이템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눈에 띄게 늘어나는 태블릿PC 쪽으로 눈을 돌리거나,보급형 스마트폰을 겨냥한 모바일칩 등에서 새로운 수요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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