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트럼프 당선에 취약한 통화…당분간 변동성 확대"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주식시장은 하루 만에 반등세를 보였지만 외환시장에선 도널드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30분 현재 전날 종가보다 달러당 6.15원 오른 1,155.65원에 거래됐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금융시장의 전망이 어긋나면서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22.25원(1,157.25원)까지 급등했었다.
급격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자 외환시장이 개입에 나서면서 가까스로 1,150원 아래에서 거래를 마친 바 있다.
패닉에 빠졌던 글로벌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는잦아들었다.
9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1.4% 오르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11% 상승했다. 유럽 주요증시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도 1%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 수락 연설이 예상보다 포용적이고 안정감 있다는 평가를받은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정책으로 구체화될 때까지 상당 기간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경제현안점검회의에서 "금융뿐 아니라 실물 측면에서도 미국의 경제정책 변화가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국의 수출 둔화 우려와 결합해 세계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 등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당선에 취약한 통화로 분류되는 원화 환율의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이후 발표되는 중국 위안화 고시환율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위안화에 원화가치가 연동돼 움직일 수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 직후 달러당 101엔대까지 떨어졌던 엔/달러 환율은 105엔으로 급반등했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이 크게 뛰었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달러화 대비 가치를 비교한 재정환율로 두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따진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9시 30분 현재 100엔당 1,155.50원으로 직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1,123.71)보다 31.79원 상승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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