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규정까지 바꿔가며 실무진 회의에 압력…총체적 부실 가능성"
각종 비위 혐의가 드러나 불명예 퇴진한 안홍철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재임 시절 각종 사업 추진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
안 전 사장이 손댄 대형 투자사업들은 정상적으로 추진된 사업과 비교해 수익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총체적 부실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KIC에서 제출받아분석한 자료 등에 따르면 안 전 사장은 KIC 재임 기간인 2014∼2015년 76건의 투자실무위원회 안건 심의에 개입했다.
투자실무위원회란 2011년 KIC가 미국의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투자했다가 거액의손실을 본 이후 투자의 적정성 심의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적 장치다.
KIC 전임 사장들은 투자실무위원회의 독립적인 운영을 위해 단 한차례도 참석하지 않았지만, 안 전 사장은 이 불문율을 깨고 실무회의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은 물론 이후 이어지는 심의 절차도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안 전 사장은 투자실무위에 사장이 참석할 수 있다는 근거규정조차없었던 상태에서 부당한 개입을 일삼았으며, 2015년 8월 뒤늦게 내부 기준을 개정해정당화하기까지 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안 전 사장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단인 LA다저스에 투자를 추진하려 할 때도 투자실무위 단계에서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폭로되면서 해당 투자 건이 백지화된 바 있다.
김 의원은 특히 안 전 사장이 19건의 투자 및 위탁운용사 선정 회의에는 2차례이상 참석해 공정성을 훼손했으며, 이렇게 안 전 사장이 손을 대 성사된 사업의 실제 수익률이 다른 사업보다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2014년 12월 계약이 체결된 'Project US buyout' 건의 경우 2015년 수익률이 8%로 집계됐다.
이는 KIC의 연간 사모주식 평균 수익률인 약 19%보다 11%포인트(p) 정도 낮은수치다.
2015년 안 전 사장이 적극 개입한 'Project Peak' 건의 올해 수익률은 최근까지0.6%에 불과해 다른 부동산인프라 평균수익률이 15%에 달하는 것과 대조를 이뤘다.
김종민 의원은 "안 전 사장이 부당개입한 19건의 투자 가운데 16건이 실제 계약이 성사돼 체결률 84%를 기록, 나머지 투자 건의 78%보다 6%p가량 높게 나타났다"며"체결되지 말았어야 할 사업들이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14∼2015년도 KIC가 추진한 신규 사업들은 안 전 사장 외압이 작용하면서 총체적인 부실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부당한 개입이 의심되는 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하는 한편 투자실무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정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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