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가 강도 높은 자체 구조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우량 사업부문을 인수해 '빅2' 체제로 재편될것이란 전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주체인 금융위와 산업은행은 수주절벽 상황에서 조선 3사가 추가금융지원 없이 각자의 힘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자구노력을 하는 일이 급선무라며 '빅딜' 이슈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당국과 산은은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는 있지만일단 협회 주관해 맥킨지에 맡긴 산업재편 컨설팅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8월 중 조선협회 주관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조선업 빅딜 논의는 본격적으로 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조선 인수 주체로 거론되는 삼성중공업이 재무구조 악화로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인수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 빅2 체제로의 재편이 쉽지만은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조선협회 산업재편 컨설팅 의뢰…8월 결과 30일 조선업계와 채권단에 따르면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컨설팅업체 맥킨지에조선산업 분석 보고서를 의뢰해 결과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8월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 보고서에는 조선업황의 중장기 업황 전망과 국내 조선사의 생산능력에 대한 분석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구체적인 산업재편 방안이 담긴다기보다는 글로벌 경제상황등을 고려한 분야별 수주전망 등 중장기 업황 전망이 보고서에 담길 것으로 안다"고전했다.
업계와 채권단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국내 조선업종 공급능력을 어느 수준으로감축해야 할지를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특정 분야의 경쟁력이 중국 등에 뒤질 것으로 예상된다거나 생산능력이글로벌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시설감축이나 인수·합병 등을 통한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주력 선종이 서로 겹치는 조선 3사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는 '빅2' 체제로 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식은 현대중공업을 존치하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042660]을 합치는 것이다.
두 회사 업장이 경남 거제에 있는 데다 강점 분야가 드릴십(삼성중공업)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대우조선)으로 서로 달라 통합 시너지가 있다라는 분석에 기반한 추론이다.
◇ LNG선 등 대우조선 우량사업 삼성重에 합병 거론 빅2 체제 전환을 두고도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서는 분석과 추측이 난무하다.
지난달까지는 대우조선해양이 방산사업 부문을 분리, 자회사 체제로 구조개편한뒤 상장하고, 나머지 사업부문을 삼성중공업에 매각하는 방안이 흘러나왔다.
최근에는 대우조선이 강점이 있는 LNG 운반선 사업과 같은 우량사업부문(굿 컴퍼니)만을 떼어내 삼성중공업에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중 드릴십 건조 기술이 뛰어나고대우조선의 LNG선 건조 기술은 최고 수준"이라며 "게다가 두 업체 모두 조선소를 거제에 두고 있다. 합병이 이뤄진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도 현재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 한계다.
삼성중공업의 대주주인 삼성전자나 삼성그룹은 '클린 대우조선' 상태라면 몰라도 현 상태로서는 인수가 곤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을 한꺼번에 제3의 기업에 넘기는 방식도 다른대안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우량사업 매각 추진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요구에 "우량사업을 삼성중공업에 매각하는 방안은 현재까지 채권단에서 검토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 이동걸 산은 회장 "대우조선, 우량사업 분리매각도 고려중" 금융당국과 산은도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상황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대우조선 매각 방안을 일부 언급해 당국과 산은이 고려하는 매각 추진 방식을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는 힌트를줬다.
이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의 질의에"대우조선을 어떻게 조치한다는 몇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식적으로 밝히기에는 여러 위험 요인이 있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언급은피했다.
이 회장은 국회 답변에서 "방산 부문 분리도 경우의 수가 될 수 있고, 굿 컴퍼니(우량회사)와 배드 컴퍼니(비우량회사)를 나누는 것도 경우의 수에 들어간다"고설명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선은 대우조선이 세계시장의 55%를 점유할 정도로경쟁력 있는 첨단 특허를 갖고 있다"고 말해 LNG 운송선 부문 등을 우량회사로 나눠분리 매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조선 3사의 개별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등 정상화가 당면한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올들어 수주 가뭄이 이어지자 채권단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자구계획과 별도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수립하도록 요구했고, 삼성중공업에는유상증자 등 유동성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이날 국회 답변에서 "7월 말이 대우조선에 첫번째 고비가될 것"이라며 "앙골라에 10억 달러짜리 드릴십 인도가 잘 된다면 좋은 로드맵으로가고, 인도가 잘 안 되면 9월 회사채 4천억원 상환부터 해서 나쁜 시나리오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단 수주절벽에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국면에서 조선 3사가 자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신속하고 차질없이 이행하게하는 게 급선무"라며 "산업재편 방안은 협회 주도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선제적으고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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