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채권단 '지켜보자' 기류도 감지…물리적 데드라인은 30일
20일 정부와 채권단이 제시한 현대상선[011200] 용선료 협상의 데드라인에 도달했지만 이날까지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 협상에서 의미 있는 결론이 도출되지 못하면 현대상선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돌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상황을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20일 금융권과 현대상선에 따르면 18일 서울 현대상선 사옥서 열린 주요 컨테이너선 용선주와의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다음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고 협상이유보된 상태다.
전날 벌크선사 위주의 선주들을 상대로 열 예정이던 화상회의 형식의 콘퍼런스콜도 취소했다.
협상단과 채권단은 협상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주요 쟁점이나 향후 일정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제로 베이스 상태로 돌아가 추후 전략을 다시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최종적으로 결렬된 것은 아니며 마지막까지 접점을 찾아보겠다는 의미로풀이된다.
당국에서도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협상이 무산되면 법정관리로 간다는 애초 방침에 대해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법정관리로 갈지는봐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의 여지가 아직 있는 만큼 애초 데드라인으로 밝힌 20일을 넘기더라도 곧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도록 압박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도 있는 발언이다.
정부의 입장과는 별개로 금융권에서는 협상의 물리적인 마감시한을 이달 30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협상이 제대로 마무리되는 것을 전제로 이달 31일과 다음달 1일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안을 통과시키려면 적어도 그전에는 용선료 인하와 관련해 결론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현대상선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벌여왔지만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재무 위기가 악화된 상태다.
산업은행을 필두로 한 채권단은 시세보다 4∼5배 높은 용선료 지출을 줄이는 것을 전제로 대출 원리금 상환 만기를 연장하고 7천억원 규모의 채무를 출자전환하는내용의 정상화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
현대상선은 총 용선료의 28%대 인하를 목표로 지난 3개월여간 영국의 조디악,그리스의 다나오스, 싱가포르의 이스턴퍼시픽 등 22개 해외 선사와 협상을 벌여왔다.
현대상선은 올 1분기 1천6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4분기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과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법정관리 신청을 할 경우 국제 해운동맹체 가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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