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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서면답변> 윤곽 드러난 3기 경제팀 정책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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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경제팀과 유사…재정건전성 강화에선 차별화 예상공직자 덕목 중 하나로 '정책 추진력' 제시해 눈길

박근혜정부의 3기 경제팀을 이끌고 갈 유일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정책 방향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유 후보자는 4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과 나름의 해법을 담은 정책 방향을 밝혔다.

지난달 21일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직후 국회와 자신의 집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대략적인 방향을 언급한 지 14일 만이다.

◇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 주력 기존 정책방향 유지 전임인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인 '초이노믹스'의 두 가지 기둥은 구조개혁과경제활성화다.

인사청문회 답변서를 바탕으로 살펴본 유 후보자의 경제정책 기조에서도 최 부총리가 잡겠다고 한 '두 마리의 사자'가 비슷하게 중요한 비중으로 다뤄지고 있다.

유 후보자가 꼽은 최대 현안은 노동·금융·공공·교육 등 4대 분야 구조개혁의성과를 가시화하는 것이다.

답변서에서 유 후보자는 "구조개혁·경제활성화 법안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입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중점을 두는 분야가 내수 활성화, 수출 회복 등 경제 활력 강화 정책이었다.

유 후보자는 올 1분기에 정부 재정을 조기 집행해 내수 개선세를 이어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수출 회복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 부총리가 설계해 지난해 발표한 񟭐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내용으로, 정책 일관성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는 경제 활성화를 통해 가계소득을 증대시켜상환 여력을 높이겠다"는 비슷한 정책 기조를 밝혔다.

그러나 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유 후보자는 "올해 예산은 지난해 추경편성, 소비활성화 등으로 형성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확장적으로 편성했다"면서 "올해 예산을 적기에 집행해 경기활성화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 부동산·가계부채 등 현안 해결…'최경환식 접근법' 유지될 듯 유 후보자는 부동산 시장 등 경제 문제에 대한 해결책에 있어서도 2기 경제팀과유사한 시각을 드러냈다.

유 후보자는 최근 급증하는 주택 미분양 물량과 관련해 "주택시장에 크게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주택 거래량 증가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회복된 것에 기인한 것이고,현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시장 과열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유 후보자가 최경환 경제팀의 기존 주택시장 정상화 정책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 후보자는 답변서에서 "저금리, 주택시장 정상화 등으로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확대되는 모습이지만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해 이 같은 분석을뒷받침했다.

가계부채 대책으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금리 변동 위험을 완화하고 일시상환 부담을 덜기 위한 가계부채 질적구조 개선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한유 후보자의 언급은 기존 경제팀의 정책방향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경제 활성화를 통해 가계소득을 증대시켜 상환 여력을 높이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유 후보자는 통화당국의 금리정책에 대해선 "대내외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원론적으로답변했다.

최 부총리는 "척하면 척"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있었을 정도로 한은의 독립성은존중하면서도 간접적으로 경제정책 운용에서 한은의 협조를 요청하는 듯한 입장을취했다.

◇ '재정건전성 강화'…이전 경제팀과 차별화 가능성 재정건전성은 이전 경제팀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는 서면 답변서에서 "앞으로 대내외 여건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정건전성 관리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으로 볼 수 있지만 유 후보자의 저서 등을 보면 그 이상의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적 예산 편성, 추가경정예산 편성, 각종 기금 활용 등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최경환 팀과 약간의 차별성이 나타날 수 있는 대목이다.

유 후보자는 자신이 낸 책 '국회의원 유일호의 경제이야기 정치이야기'에서 "한국은 저출산·고령화와 남북통일 등 장기적인 재정위험 요인에 대비해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하고 세계 금융위기에서도 빠르게 탈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재정건전성이 있다"고 지적했었다.

그는 자신을 재정학자로 부르는데 주저함이 없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주로 재정정책을 연구했다.

연금 제도 개편 필요성을 언급할 정도로 정부 부채 증가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재정건전성 강화 언급은 단순한 '수사'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유 후보자는 답변서에서 "국가 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대 초반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국채시장 선진화 등으로 국가채무의 재무위험도 철저하게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는 수입 측면에서 증세보다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을 선호할 것으로 보이고 지출 측면에서 불합리한 지출에 대한 과감한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 뚝심과 추진력 보여줄까 유 후보자는 공직자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 중 하나로 정책 추진력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소관 분야에 대한 전문성, 현안 해결을 위한 판단력 및 정책 추진력, 국회와 국민과의 소통 능력, 이해관계 조정능력, 직무에 대한 책임감이 공직자가 갖춰야 할덕목이라고 답변서에 밝혔다.

유 후보자는 부총리 내정된 이후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을 마무리할 책임자로 적임자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추진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함께 받았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 정책 추진력을 명시해 '뚝심'을 보여주겠다는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가 장관으로 있었던 국토교통부에서 함께 일했던 한 간부는 "국토부장관으로 당정 협의에서 참석해 의원들의 날선 질의에도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제시하는 등 단호한 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 후보자는 국토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야당의 반대로 국회에 계류 중이던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뉴스테이법)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 "일관성 유지 좋아 Vs 답습 적절치 않아" 경제 전문가들은 서면 답변서에 나타난 유 후보자의 정책 방향에 대해 전임자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좋지만 답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새로운 것을 추진하기 보다는 기존에하던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게 더 나은 상황"이라며 "비용 관리에 초점을 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정책방향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맞춰 짜여 있으니 3기 경제팀이 이어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최경환 부총리가 단기 부양책을 강하게 잘 써왔는데, 3기는 성장 잠재력 확충이나 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정책을 해나가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나 부동산 시장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경제학과 교수는 "최경환 경제팀은 청년실업, 고용불안,복지제도 개선 등 산적한 문제를 제대로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유 후보자가 정책 전환 없이 이를 답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ees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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