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답변' 국감에선 집값 폭락 가능성에 대부분 '부정적''익명발언' 금통위에선 "일부지방 과열" 우려…"美 금리인상도 부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현재 주택가격이 상승하고는 있지만 과도한 수준은 아니며 향후 주택가격이 폭락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나 금리 인상 등에 따라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나오는 가운데 한국의 금융통화정책을 책임지는 금통위원들은 대다수 이런 가능성을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금통위원들의 이런 판단은 지난 17일 열린 한은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을 차례로 불러 현 주택가격 수준에 대한 인식과 향후 주택가격 폭락 가능성에 대해 질의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삼천리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정순원 위원은 이에대해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보면 주택가격이 2∼3년 내 내려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저도 같은 의견"이라고 답변했다.
현 주택가격 수준에 대해서 정 의원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과거의 최고점(피크)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인 문우식 위원도 현 주택가격에 대해서는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향후 폭락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인 함준호 위원은 현재 수준에 대해 "소득이나 다른부분과 비교할 때 다른 나라에 비해 거품이 심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주택가격 폭락 가능성도 부정적으로 봤다.
금통위 내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꼽히는 정해방 위원(전 기획예산처차관)은 "주택가격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당장 폭락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정해방 위원과 함께 비둘기파로 통하는 하성근 위원(연세대 상경대 명예교수)은"폭락 가능성이 크지는 않으나 위험(리스크)은 있다고 본다"고 말해 폭락 가능성을낮게 보면서도 유일하게 위험성을 언급했다.
이주열 총재와 함께 당연직 금통위원인 장병화 한은 부총재는 폭락 가능성에 대해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 견해로 단기간에 폭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답했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시차를 두고 나타날 국내기준금리 인상이 주택가격의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는 가운데 금통위원 6명은 주택가격이 폭락 수준에 이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의 송인호 연구위원은 앞서 지난 5월 낸 '주택시장의 추세적 요인 분석 : 일본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연구보고서에서 한국에서도 고령화 효과가 본격적으로 주택시장에 반영되면서 2019년부터 주택가격이 연평균 1∼2%씩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금통위원들이 주택시장의 잠재 위험성을 낮게만 평가한 것은 아니다.
최근 금통위 회의에서는 일부 비수도권 지역의 주택시장 과열 현상에 대한 위원들의 우려 표명이 잇따랐다.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의 의사록을 보면 한 위원은 "대구, 부산등 일부지방의 주택가격이 경제 여건에 비해 상당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위원은 "주택가격의 과도한 상승세는 가계부채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안정성을 저해하는 거품을 생성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런 점에 유의해관련 당국과의 정책협의 및 정책제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다른 위원도 "최근 지방 주택가격 수준이 장기추세치를 크게 상회하고 국제기구의 위험 임계치를 상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은 일부지역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상당히 빠르고 주택담보대출도 비은행 금융기관에 크게의존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발 주택시장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했다.
발언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금통위 회의에서는 현 주택시장의 잠재 위험성에 대해 강도 높은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연내로 예고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주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도 나왔다.
지난 17일 국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이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이주열 총재에게 질의하자 이 총재는 "금리만 놓고보면 부동산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변했다.
가계부채 총액이 1천1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시차를 두고 국내에서 금리 인상이 뒤이을 경우 가계에 채무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총재는 "전반적인 국제금융시장 금리 상승이 실물경기의 호조를 반영하는 것이라면 경제에는 긍정적인 신호이기 때문에 이를 함께 고려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