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국도 연계성 급증…정책수립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상호연계성이 크게 높아져 정책당국이 거시금융정책을 수립할 때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한다고 경제 석학이 제언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7일 서울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 "2008년 금융위기와 현재 진행 중인 유럽재정위기는 신용위기에 둘러싸여 발생한 것"이라며 이처럼 강조했다.
머튼 교수는 '금융시스템의 상호연계 측정과 시스템 관리'를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국가와 금융기관 간 신용위험의 확산은 그들 간 상호연계성의 정도와 연관된다"고 설명했다.
국가와 국가, 국가와 은행, 은행과 은행 간 상호연계성의 크기를 정량적으로 측정해야 신용위험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2001년부터 2014년 사이에 17개 선진국과 63개 은행, 39개 보험사의 예상손실 자료를 근거로 이들 국가, 금융기관의 상호연계성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심화됐다는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특히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재정위기 5개국(GIIPS)의 경우 금융위기 및 유럽재정위기 기간에 상호연계를 통해 금융시스템 네트워크 바깥으로 영향을 미치는 연결고리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금융불안을 겪으면서 이들 국가의 부도위험에 영향을 받는 국가나 금융기관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머튼 교수는 "한 국가의 국채를 사면 이는 그 국가에 대해 보증을 서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책당국이 전통적인 관점에서 금융안정화 정책이나 통화정책, 재정정책을 펼칠 경우 이런 상호연계성을 간과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융안정화 정책과 통화정책, 재정정책을 수립할 때 상호연계성을고려해 통합된 거시금융정책 틀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머튼 교수는 1997년 주식 옵션과 다른 파생상품의 가치 측정 공식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블랙-숄스 방정식'으로 유명한 마이런 숄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함께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1998년 파산해 세계를 금융위기 공포에 몰아넣었던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설립에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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