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수출유사성지수 반영해 원화가치 계산
세계시장 전반의 경쟁 관계를 반영해 계산한 원화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최고치와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불리해진 수출 여건에 시달리는 기업들의 부담도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과 이지선 선임연구원은 1일 '수출에 대한 원고압박 이미 위험 수위'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00원 내외 수준을 유지하며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다른 주요통화와 신흥국가 통화 가치가 절하된 탓에실효 환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산출하는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올해 들어 4% 넘게 절상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실질실효환율이 가중치를 교역 상대국에 국한해 매기다 보니세계시장 전반에서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관계를 반영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대만은 우리나라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내외로 크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세계시장에서는 전자부품·반도체 등의 품목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있어 대만달러의 가치가 하락했을 때 우리나라 수출가격 경쟁력을 잠식하지만 기존실질실효환율은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 강도를 나타내는 수출유사성지수를 반영해 원화가치를 다시 계산한 결과, 올해 상반기 원화 값 지수는 117.3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환율이 달러당 900원 내외이던 시절의 최고치(126.4)와 차이가 7% 남짓한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에는 일시적으로 격차가 2% 내외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보고서는 "수출 일선에서 선진국·신흥국과의 경쟁에 직면한 우리 기업들이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체감하는 정도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을 수도있음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수출과 환율의 관계를 추정해 보면,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10% 상승하면 1년간 수출은 9.8%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하반기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더라도, 실질실효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우리 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워낙 크고, 국제사회에서 원화의 추가 절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커 적극적으로 외환시장 정책에 나설 여지도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수출 일선에서 체감하는 '원고(高)압박'을 줄이기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내수경제의 활력을 키워 현재심화양상을 보이는 대외 불균형을 해소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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