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일시적으로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소식으로 미국 달러화에 견준 원화 값이 7원 하락(원화 약세)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1,096.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7.9원 올랐다.
프랑스 출신의 브느와 꾀레 ECB 집행이사는 전날 런던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ECB가 일정한 수준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자산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가철인 7∼8월 국채시장의 유동성 부족에 대비해 매달 600억 유로로 정한 자산매입 규모를 5∼6월에 일시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ECB가 총 자산매입 규모 변동을 시사한 것이 아닌데도 일시적인 국채매입 확대시사는 독일 국채가격의 급등(채권수익률 하락)을 불러왔고, 이는 미 달러화에 견준유로화의 약세를 가져왔다.
미국의 4월 주택착공실적이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호조를 보인것도 달러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엔화도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아시아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21엔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달러화 대비 엔화 약세 흐름에 맞춰 원·달러 환율도 이날 전일 종가 대비 6.9원 오른 1,095.0원에 상승 출발했다.
다만, 외국인 자금 유입 재개와 네고(수출업체 달러화 매도) 물량으로 달러당 1,097원 위로 올라서는 데는 실패했다.
외환시장은 달러화 강세에 영향을 줄 변수로 21일 새벽 공개되는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주목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원들이 최근 미국의 경기지표 부진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나타냈는지에 따라 달러화의 강세 지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FOMC 의사록에 매파적인 내용이 발견되거나 22일 밤 발표될 4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오후 3시 25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6시 뉴욕시장 대비 4.38원 오른 100엔당 905.91원이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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