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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환율 900원 붕괴> 엔화 값 계산 재정환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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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거래 안 되는 구조…"마땅한 대응책 없어"

원화와 엔화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달러화 대비 가격을 비교한 재정환율(arbitraged rate)로 상대적 가치를 매긴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이고 국제금융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이라면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0원으로 결정되는 식이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와 위안화만 직거래가 가능해 원·엔, 원·유로 환율 등은 모두 재정환율로 산출되고 있다.

원·엔 직거래 시장은 1996년 10월 개설됐지만 엔화의 유동성 부족으로 4개월만에 문을 닫았다.

양국 무역에서 엔화 결제 비중이 낮고 한국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해시장에 공급할 엔화가 부족했다.

최근 원·엔 환율의 가파른 하락은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가원화가 떨어지는 속도보다 더 빠르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892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천억 달러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원화 가치를 지탱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국내에 들어오는 외화 자금이 풍부해져 원화가 강세를 보이게 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2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는 등증시를 통해서도 달러화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반면에 엔화는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를 강화해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달러화 대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변수는 달러화 가치의 흐름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보다 늦춰진다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엔 환율이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 등이 불거져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 정부가 안고 있는 고민은 재정환율로 결정되는 원·엔 환율에 대응할 뚜렷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원·엔 환율을 떠받치려면 원·달러 환율 조정에 나서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업들이 엔저를 활용해 앞당겨 설비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저금리로 외화대출을 해주고, 감가상각을 빨리하는 가속상각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한적인 수단을 앞세워 엔화 약세에 대응하고 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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