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의 건의에 대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답변 내용을 보완합니다.>>행장들 '은행 방문없는 본인 인증수단 확대' 등 건의
3일 열린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시중은행장들의 간담회는 애초 예상과 달리 금융권 전반에 걸친 현안이 거론된 자리였다.
지난달 16일 취임한 임 위원장이 시중은행장들과 상견례하는 성격을 띠었지만최근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안심전환대출 문제 외에도 금융규제 개혁, 일자리 창출같은 난제들이 광범위하게 거론된 것이다.
이날 간담회는 애초 명동 은행회관 내 뱅커스클럽에서 오전 8시부터 1시간가량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1시간30분 넘게 이어졌다.
16개 시중은행 실무자들은 오전 7시께부터 나와 다소 초조한 표정으로 행사를준비했다. 이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의 은행장 동선을 미리 살피느라 분주한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중은행장들도 임 위원장을 처음으로 공식 대면하는 자리임을 의식한 듯 모두행사 시작 20~30분 전에 도착했다. 지방은행장들은 말 그대로 새벽밥을 먹고 서울로온 셈이다.
금융당국의 수장과 좀 더 가까이 앉으려는 행장들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도 있었다.
한 시중은행장은 "금융위원장 맞은 편 자리를 원했다고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 위원장 옆자리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맞은편에는 조용병신한은행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이 앉았다.
금융위는 이날 금요회 모임의 타이틀 안건으로 금융 개혁을 꼽았지만 역시 현장에선 안심전환대출이 화두가 됐다.
임 위원장 역시 모두발언 첫 부분에서 1~2차 안심대출 과정에서 시중은행과 일선 창구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감사 인사를 표시했다.
임 위원장은 1~2차 안심대출로 33만명이 금리 변동 위험없이 처음부터 원리금을갚는 대출을 받게 됐다면서 이로써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 비중이 7~8%포인트 올라 전체 대출에서 30% 수준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무엇보다 빚을 처음부터 갚아나가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시중은행장들은 전반적인 안심대출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주택저당증권(MBS)문제에 대해선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일부 시중은행장은 안심대출 처리과정에서 발생한 MBS를 1년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여기에 금리 리스크가 있다거나 1년간 자금이 묶이는데 대해 문제 제기를 한것으로 전해졌다.
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안심전환대출 한도가 일시에 대규모로 소화됨에 따라 MBS 발행 부담이나 은행권 MBS 보유 리스크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은행권과 주택금융공사의 부담을 완화하고 시장 왜곡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다양한매각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일부 시중은행장은 은행 창구를 직접 찾지 않고 할 수 있는 비대면 거래를 늘려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IT 기술이 발전한 만큼 인터넷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업무를 늘려 달라는 의미다.
일례로 계좌 개설 때 실명확인은 현 규정상으로는 반드시 은행 창구에서 직접신청해야 하지만 금융업계에선 공인인증서나 휴대전화 등을 활용한 다양한 인증 방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본인 인증 수단이 과도하게 제약된 측면이 있었다면서비대면 본인 인증이 가능하도록 조만간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규제 완화로 더 많은 성장을 이뤄낸다면 이 과실을 일자리로 풀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고졸자나 여성 등 취약계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수 있도록 은행 산업이 나름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 개혁과 관련해선 현장 점검반에 무게를 실었다. 금융위·금감원 현장 점검반을 창구로 규제 관련 건의를 해주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주겠다는 것이다.
안심전환대출과 관련해 다수의 민원이 제기되는데 대해선 민원평가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을 돕고자 관련 규제를 전수조사하고 외환규제도 바꾸겠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지주사 계열사간 정보 공유를 확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선 금융사스스로 충분한 정보보호체계를 구축·운영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달라고 당부, 사실상 난색을 표명했다.
이날 금융당국 수장과 시중은행장이 대거 모인 자리가 마련된 데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다소 형식적인 자리에 지방은행장까지 모두 불러낸 것은 무리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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