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간 통화스와프 체결로 2008년 금융위기를 벗어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34년간에 걸친 공직생활을 13일 마무리했다.
그는 금융강국의 꿈을 이뤄달라고 후배들에게 부탁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이임사에서 "34년간 긴 공직생활을 마감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분에 넘치는 많은 것을 얻었다"고 운을 뗐다.
신 위원장은 "직업 공무원으로서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직급까지 올라갔고 직원들로부터 닮고 싶은 상사에 뽑히기도 했으며 새로운 국제금융 질서를 만드는 국제회의의 좌장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신 위원장은 "진정으로 바랐던 꿈, 대한민국이 금융강국이 되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신 위원장은 "금융위기가 있을 때마다 현장에 있으면서 국민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고 부족한 달러를 구하러 다니며 문전박대도 당했다. 금융이 강해야만 나라가 튼튼해지고 국민이 편안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신 위원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에 대한 우려를 일거에 불식시켰던 한미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실무 협상을 주도했던 경험이 있다.
그는 "새로 부임할 임종룡 위원장은 평생 저와 함께 금융강국을 꿈꿔온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여러분이 함께 하면 금융강국의 꿈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이어 "금융강국이 실현되는 어느 날 저는 그저 작은 몸짓이나마 했던 사람으로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800자 안팎의 짧은 이임사를 남기고 무대에서 사라졌다.
신 위원장은 "2년 전 바로 이 자리에서 거의 30분에 달하는 상당히 긴 취임사를읽었던 것이 기억난다"면서 "오늘은 긴장하실 필요가 없다. 매우 짧다"고 발언, 떠날 때까지도 특유의 유머 감각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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