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26일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에 대해 근본적이지는 않지만, 그 방향성과 함께 가계부채의연착륙을 의도했다는 측면에서 의미있게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정부 평가에대해서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가계부채 문제와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박창균 중앙대 경영대학 교수 당국 입장에서는 당연할지 모르겠으나 학계에서는 가계 부채 문제 괜찮다고 하는 교수 아무도 없다.
당국이 우리나라 가계부채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제반 대책도 일관되게 내놓고 있고, 가계부채 총량에 대해서도 증가를 억제하겠다는 입장을취하고 있다.
당국이 가계부채가 위험하고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는데 그게 관리 가능한수준이라는 것은 정치적인 메타포라고 본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고, 그 구조가 기형적이라는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사실이 아닌가. 대출자들이 시간이 지나도 빚을 갚지 않는다.
총량 자체가 규모라던지 소득수준에 비해 너무 많다는 것도 객관적인 사실이다.
소득 규모나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가 전 세계 최상위권이라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 정부의 발표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조용하고 지속적으로 가계부채 문제와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정부의 이번 대책은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위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은 획기적인 대책으로 가계부채를 줄이기보다는 증가세를 서서히 축소시키는 것이 더 나은 시점이다.
최근 들어 우려되는 것은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보다는저소득층의 생활비 대출과 영세 자영업자의 사업비 대출이다.
이런 대출은 경기가 부진하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리를 낮춰준다고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경기 상황이 나아져야 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가계부채를 급히 줄이려고 하면 저소득층의 대규모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계부채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규모를 줄이려다 보면민간소비 또한 위축될 수 있다.
◇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적지 않은 수준이다. 1년 GDP의 60%를 넘으면 위험한것으로 평가하는데, 이미 이를 넘어서 GDP에 육박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금리가 어떻게 변동되는지에 따라 가계부채가 핵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정부의 대책은 방향성은 맞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정부가 각종 규제 다 풀어서 돈 갚을 능력 이상으로 대출하도록 부추겨 왔는데,진작에 과도한 대출이 안되도록 컨트롤 했어야 했다.
정부가 계속해서 미봉책으로 가계부채를 막다 보니 근본적인 해결이 안되고 있다. 강제적으로라도 부채를 갚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대책은 또 대출을 늘린 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모양새가 된다. 열심히 대출을 갚는 사람은 제 돈으로 갚았는데, 갚지 못하는 이들에게 정부가 지원해주면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가계부채는 빨리 줄이는 방법밖에 없는데 정부가 지원해서는 안되고, 국민이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부문장 가계부채의 전반적인 양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부채의 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관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정부가 내놓은 대책도 이런 방향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계부채 문제가 최근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의 인식처럼 어느 정도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하는 그런 흐름은 있는 것 같다.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부채 규모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각계부채의 증가가 더 빠를 경우 경제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이 속도가 조금 빨라졌고, 또부채의 질이 뚜렷이 좋아진다는 증거가 잘 안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가계부채가 어느 정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해도 정부가 그 흐름을꾸준히 모니터링 하면서 지속적으로 대책을 내놓는 등 경계의 끈을 놓치 말아야 한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 가계부채를 두 가지로 나눠서 바라봐야 한다. 첫째는 호황기에 자산가격 상승과연동해 나타나는 대출 증가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거나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주로 발생한다.
이런 부채는 자산 버블이 꺼지면 금융시스템 전반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금융시스템 안정에 문제가 되는 종류의 부채라고 볼 수 있다.
둘째는 불황기에 나타나는 유동성 제약을 해결하기 위한 대출이다. 생계형 대출과 같이 형편이 안 좋을 때 빚을 내 형편이 좋아지면 갚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부채 문제의 해결은 어떻게 경기를 회복시켜 빚을 갚게 할 수 있도록 하느냐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는 전자가 아니라 후자이다. 당장 금융시스템 안정에 문제를 초래하는 성격은 아니다.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부채의 성격을 구분해서 바라봐야 한다.
금융위가 추진하는 가계부채 대책은 가계대출의 질적 개선을 통해 금리 변동에따른 리스크를 완화하겠다는 취지이다. 2011년부터 해왔던 정책이고 특별히 흐름이달라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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