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880선으로 후퇴…16개월만에 최저치원·달러 환율 11원 급락…안전자산 선호에 채권시장은 강세
나라 안팎의 악재가 겹쳐 국내 금융시장이 연초부터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는 장중 1,880선마저 내줬고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달러당 11원이나떨어졌다.
대외적으로는 국제유가 급락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가 불안감을 불렀다. 내부적으로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실적이 문제가 됐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1원 내린 달러당 1,098.8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환시장을 흔든 재료는 국제유가 하락과 그리스발(發) 국제금융시장 충격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장중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세계 경기의 변동성 우려가 커지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승리해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빠져나갈수 있다는 '그렉시트' 우려도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와 비교해 상승하자 '엔화 강세→달러 약세→원화 강세'로 이어지는 외환시장의 '원·엔 동조화' 메커니즘에 따라 원화 가치도 급등했다.
현재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18엔 후반대에서 거래되고있다.
주식시장은 대외악재에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 우려까지 겹쳐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30포인트(1.74%) 급락한 1,882.36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6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날 뉴욕·유럽 증시의 주요 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에지수는 장 시작과 동시에 1,900선이 무너졌다.
이후 낙폭을 키워 장중 한때 1,877.3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부터 국제유가 급락에 발목이 잡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유가는 국내 경제에 대체로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면 투자심리가 위축된다는 게 문제다.
'어닝 시즌(실적 발표 기간)'을 앞두고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기대도 낮아진 상황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락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약화했고 그리스 등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도 다시 고조됐다"며 "여기에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기대감마저 떨어지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지수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영향으로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이틀 연속으로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연 2.079%로 전 거래일보다 0.
039%포인트 하락했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연 2.234%로 전 거래일보다 0.058%포인트, 10년물은 연 2.
555%로 0.067%포인트 각각 내렸다.
일본과 대만 금융시장도 국제유가 급락과 그렉시트 우려의 여파를 맞았다.
새해 첫 거래를 시작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2.06포인트(0.24%) 하락한 17,408.71, 토픽스지수는 6.42포인트(0.46%) 내린 1,401.09로 거래를 마쳤다.
대만 가권지수도 첫 거래일 0.36% 하락한 9,274.11로 거래를 끝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58% 급등한 3,350.52로 장을 마감해 지난 2009년12월 14일 이후 처음으로 3,300선 고지를 넘어섰다. 최근 중국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자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은 것으로 분석된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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