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경제의 하방 리스크중 하나로 '세수 부족'을 꼽았다.
경기 회복의 부진으로 8조5천억원에 이르는 '세수 펑크'가 났던 작년 상황이 올해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한국 경제에는 큰 장애물이 된다는 것이다.
6일 한국은행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업무 설명자료'를 보면,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에는 유로지역 경기둔화 심화, 투자심리 회복 지연, 세수 부족우려 등이 하방 위험으로 잠재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7월 수정 경제전망을 하며 소비 및 투자심리 위축 장기화, 원화가치 변동성 확대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8월에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25%로 인하했다.
한은이 보는 경기 하방 위험에 세수 부족과 유럽의 경기 둔화가 추가된 것이다.
실제로 올해 세수 결손이 작년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는 신호가 이미 나왔다.
정부가 올해 세입예산(국세)으로 책정한 금액은 216조5천억원이다. 그러나 올해상반기 국세수입 누적액은 98조4천억원으로 세수진도율이 45.5%에 불과했다. 이는지난해 상반기 진도율(결산 기준)보다 2.7% 포인트 낮은 것으로 16년만에 최저치다.
7월까지의 누적 진도율(57.5%)은 작년 동기(60.7%)보다 3.2%포인트나 낮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달 18일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내수 경기가 부진해 올해도 세수 진도율이 상당히 안 좋다"면서 "8조∼9조원 정도 세수 결손이 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로는 올해 목표 대비 세수 실적이 사상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수가 예상보다 적으면 국채 발행 등을 통해 빚을 지거나 세금을 올리지 않는이상 정부 지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가 푸는 돈이 줄감소하면 경기가 위축되고, 이로 인해 세수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부족한 세수를 메우고 지출을 늘린다 해도 세수 결손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재정확장 효과가 미약해진다.
지난해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해 17조3천억원의 추경을 편성했지만 12조원 규모세수 결손이 발생,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미미했다는 평가가 있다.
9월 금통위원회에서 한 위원은 "상반기 세입 추세가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질경우 세수 부족이 경제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세수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세수 부족이 미치는 영향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위원은 국내 경제에 대해 "투자심리 회복 지연, 지정학적 리스크, 세수부족 등의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세수부족을 경기 하방 위험으로 언급한 것은 정부 측에 '기준금리 인하로는 경기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한 민간 경제연구원 책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정책 공조에 나선다고해도 세출이 줄어들면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질 위험성이 있다"면서 "정부(기재부)쪽에서 세수 부족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