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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청사 공무원, 1년 내내 국회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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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출장으로 사무실 부재 '태반'

정부 업무가 국회로 인해 차질을 빚는 것은 각종 대책의 입법 지연 때문만이 아니다.

부처 소속 공무원들은 Ƈ년 내내 국회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할 만큼 잦은 국회호출을 받고 있다.

특히,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한 뒤 정부 청사와 국회간 거리가 멀어지면서 공무원들이 도로 위에서 허송세월하는 시간은 더욱 길어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1년 절반은 정부, 절반은 국회"…간부들은 '출장중' 세종시에 있는 한 중앙부처 사무관 A씨는 국회로 출장을 간 과장, 국장의 빈자리를 볼 때마다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직속상관이 자리에 없으면 행동이 비교적 자유로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업무결재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단 몇분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도 자연히 며칠씩미루게 되기 때문이다.

A씨는 "과장, 국장의 국회 출장으로 2~3일 연속 전화로 간단하게 업무를 보고하는 일이 흔하다"고 말했다.

과장급 공무원인 B씨는 "1년의 절반은 정부, 나머지 절반은 국회에 있다고 해도과언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B씨는 최근 의원들의 상임위 재배치로 자신이 속한 부처의 소관 위원회에 새로발을 들여놓은 의원의 방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보좌진들에게 현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다.

B씨는 "보좌진들의 호출로 간 경우도 있고, 호출이 있기 전 먼저 찾아간 경우도있다"며 "국회의 협조가 필수인 정부 업무의 특성상 받아들여야 하는 점은 있지만,정작 사무실에 쌓여있는 업무는 제대로 보지 못해서 큰일"이라고 털어놓았다.

장·차관이 국회를 찾아야 하는 일은 1년 내내 끊이지 않는다.

임시국회와 정기국회는 기본이고, 상임위원회의 업무보고·법안심사·전체회의,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전체회의, 본회의, 예산안 예비심사·결산 등을 위해국회를 찾다보면 어느덧 1년이 금방 간다.

장관이 국회를 찾을 때면 차관이나 실·국장은 물론이고 사무관들까지 동행하는것이 예사다.

◇세종시 출범으로 더욱 험난해진 국회 출장 공무원들이 필요 이상으로 국회에 시달리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정감사 시즌이면 국회에 불려나온 공무원들이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마냥 대기중인 모습은 10년, 20년 전에도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정부세종청사와 국회의 거리는 150㎞ 가까이 된다.

세종시에서 업무를 보는 공무원들이 국회에 가려면 청사에서 버스를 타고 도 경계를 넘어 충북 청주에 있는 오송역에서 KTX를 타야 한다.

서울역에서 내리면 택시나 버스, 지하철을 이용해 여의도로 이동해야 하는데,교통 상황에 따라 서울 안에서의 이동에만 1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국회 업무를 마친 뒤 세종시 사무실로 돌아올 때는 이 과정이 반복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간부급 공무원들은 아예 서울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많다.

국회 관련 업무가 줄줄이 예정된 경우 이동시간 등을 감안해 간단한 업무는 임시 사무실 격인 정부서울청사에서 본 뒤 퇴근할 때면 평소 혼자 지내던 세종시 자택대신 가족이 있는 서울의 자택으로 향하는 것이다.

관가에서는 국회의원 출신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17일 '업무 효율화 방안 토론회'를 주재한 것이 화제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는 '세종시대, 정부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였다. 잦은 서울 출장으로 공무원들이 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자 이를 개선할 방안을찾아보자는 취지였다.

◇전문가 "국회는 권위주의 벗고, 정부는 업무 효율 꾀해야" 정부를 감시·감독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권리이자 의무다.

지금과 같은 비효율만 개선한다면, 정부 공무원들이 과다한 국회 출장을 피해보다 충실히 업무에 임하는 동시에 국회도 본연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아예 국회를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공무원들이 허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아직 도시 기반이 완전하게 형성되지 않은 세종시를 당초 취지대로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서울에 비해 국토 중심에 가까운 세종시의 지리적 특성상 전국의 지역구출신인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하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추진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일단은 상임위원회 등 국회 활동의 일부만이라도 세종시로 옮기자는 견해가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회의원들이 권위의식을 벗어던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들이 무조건 장관을 불러들여 수많은 수행원들을 대동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인터넷이나 전화로 보고를 받거나 세부 내용을 더 잘 아는 실무진을 직접 상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국회와 정부 모두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국회는 권위주의를 벗어던져야 하고, 정부는 국회의 변화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업무 효율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inal@yna.co.kr, speed@yna.co.kr, ksw08@yna.co.kr, redflag@yna.co.kr,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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