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하라." 신용카드사들이 전자지갑(스마트 월렛) 시장 장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온라인 쇼핑에서 모바일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면서 종전 플라스틱카드 시장에 안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모바일 결제 시장을 두고 카드사간의 경쟁은 물론 소액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사들과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경쟁 양상도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4일 신용카드 업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거래액은 3조1천9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 기간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 10조5천830억원의 30%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성장세는 눈부시다. 전년 동기 대비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4.4%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모바일을 통한 거래액은 136.9% 늘었다.
그러다보니 모바일 결제 시장을 위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결제를 할 수 있는 모바일카드를 장착한 전자지갑 앱을 속속 출시하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고, 이동통신사들도 자체 스마트월렛을 출시하면서 맞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업체인 카카오도 간편결제 서비스에 나서기로했고, 중국의 온라인 결제대행서비스 업체인 알리페이(Alipay)도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에 공을 들이는 등 그야말로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모바일카드 장착, 멤버십, 쿠폰, 빅데이터 기반 할인 가맹점 안내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무기로 플라스틱 카드 고객을 모바일 결제 고객으로 끌어오는데 힘을 쏟고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2012년 5월 출시했던 '신한 스마트월렛'에 모바일 쇼핑몰, 스탬프, 인기가맹점 등의 서비스를 탑재한 '올댓쇼핑&월렛'을 최근에 내놨다.
커피나 편의점, 영화관 등 생활밀착형 업종별로 방문시마다 스탬프를 내려받고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쿠폰이나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필수 앱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80만건 가량이 설치됐다.
삼성카드[029780]도 플라스틱 카드의 혜택과 각종 멤버십 혜택, 쿠폰 혜택을 손쉽게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는 'm포켓'으로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2002년 5월출시 이후 지금까지 총 200만명의 고객이 다운로드했다.
전자지갑에 모바일카드도 탑재돼 손쉽게 온·오프라인 결제를 할 수 있는데다휴대전화 분실시 원격제어를 통해 앱 실행을 중단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해 고객정보 유출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7월 '와이즈 월렛'을 내놨다. 와이즈 월렛에는 모바일카드도 탑재돼 있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앱카드 가맹점에서 플라스틱 카드 없이 결제도 가능하다.
각 지역 공공기관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 고객이 방문하는 지역의 맛집 정보도제공하는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100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롯데카드는 지난 5월 전자지갑 '클러치'를 출시한 이후 3개월만에 다운로드 30만건을 돌파하면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통, 외식, 영화 등 롯데그룹사의 다양한 쿠폰과 목표 달성 스탬프 등 특화 서비스가 강점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비씨카드도 지난해 10월 비씨월렛을 출시한 이후 210만명의 고객을, 2012년 12월출시한 겟모어 앱을 '모비박스'로 업그레이드시킨 하나SK카드도 110만명의 고객을각각 확보하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동통신회사들도 각각 전자지갑을 출시하면서 카드사들에 맞서고 있다. 현재고객당 대략 한달에 30만원까지 소액결제가 가능한 만큼 최대 월 수조원에 이를 수있는 결제 시장을 카드사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이들은 고객 스마트폰에 자사 전자지갑을 기본 탑재할 수 있다는 이점을 토대로각종 각종 멤버십, 쿠폰 제공 등을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T[017670]의 경우 OK캐시백, 해피포인트 등 국내 300여개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외식, 항공, 쇼핑, 레저 등의 영역을 망라한 멤버십을 탑재할 수 있는 '스마트월렛'을 내놓고 있다.
KT[030200]도 멤버십, 쿠폰, 상품권 등을 손쉽게 등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모카(MoCa)', LG유플러스[032640]도 유사한 기능을 담은 '스마트월렛'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의 알리페이나 이동통신사들의 모바일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지만 이들의 규모가 커지면 정면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카드사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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