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中 제안에 '검토 예정'…정부는 "원론적인 입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한 한국의 가입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개발도상국 지원 시스템에 대해 미국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주요 사항을 협의하고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4일 주철기 청와대 외보안교수석은 브리핑에서 "어제 양국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아시아 경제 발전을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그리고 중국 측은 AIIB 설립 관련 제안을 한국 측에 했고, 우리 측은 이를 높이 평가했다"고설명했다.
중국은 AIIB 가입과 관련해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왔고, 이번 확대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직접 '한국은 인프라와 관련, 건설·기술·자금·경험에서 우위를 갖고 있으므로 AIIB 창립 회원국으로 참가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의 AIIB 설립 구상이 역내 경제 개발과 성장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시도로 생각하며 이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평가한다. 이에 대해 한·중 정부 간 양자협의와 다자간 실무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우리 정부는 협의결과를 감안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며 안종범청와대 경제수석이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국은 앞으로 AIIB의 자본금과 지배구조 문제 등 주요사항에대해 협의, 검토할 방침이다.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은 중국이 창설을 주도하는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 지원 체계다.
시 주석은 작년 10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며 중국이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설립을 제안했다.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은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 등 미국과 그 동맹이주도하는 질서에 맞서는 성격을 지닐 것으로 예상되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을중심으로 20개국 이상이 참가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AIIB 설립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견제의 움직임을 보이는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캐롤라인 앳킨신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이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한 한국 고위관료에게 한국의 AIIB 참여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 뜻을 전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난감한 입장이었지만, 일단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시 주석과 박 대통령 간에 '덕담'이 오간 만큼 가입에한 발짝 다가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말 그대로 주요 사항과 가입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중국 측의 제안을 토대로 다양한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이므로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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