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韓 국제위상·소통 위한 것"
13일 기준금리 결정으로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임기의 약 4분의 1을 해외에서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김 총재는 임기 4년 간 18개국, 30개 도시를 73차례 다녔다. 역대 한은 총재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출장이다.
전임 이성태 전 총재는 임기 4년 간 해외 출장이 29차례였다.
출장 지역은 주로 국제 회의가 많이 열리는 스위스 바젤, 미국 워싱턴D.C., 일본 도쿄 등 선진국 도시였다.
한은 측은 김 총재의 출장이 많았던 것이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소통과 정책공조의 필요성이 강조됐기 때문이라며, 주요 20개국(G20)과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결제은행(BIS) 등의 회의 참석이 대부분이며 일회성 출장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이후 G20 체제가 확립하면서 김 총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11차례 참석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주최하는 총재 회의에도 거의 빠짐없이 17차례 참석했다.
이렇게 해서 김 총재가 해외에 머무른 기간은 355일(출입국일 포함)로 임기 4년가운데 1년은 해외 출장으로 보낸 셈이다.
한은은 김 총재의 활발한 행보 덕에 국제기구나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교류가 늘어나고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은에서 국제기구와 주요국 중앙은행에 파견돼 일하는 직원은 2009년말 5명(국제기구)에서 지난해 말 13명(국제기구 7명·외국 중앙은행 6명)으로 증가했다.
국내외 연구진의 공동연구도 2010년 1회에서 지난해 65회로 부쩍 늘었다.
통상 국제 회의 대규모 행사에서는 참석자 중에서도 일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발언권을 독차지하곤 하지만 김 총재가 유창한 영어 실력과 국제감각으로 한은의 존재감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총재는 그러나 잦은 해외 출장을 곱지 않게 보는 시각 탓에 국정감사 때마다시달려야 했다.
2012년 국감에서는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이 김 총재가 2년 반 동안 해외 출장비로 5억8천만원을 썼다고 지적하며 문제를 삼았다.
출장을 떠났다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하루이틀 전에 귀국하거나, 귀국 직후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곧바로 다시 출장을 떠나 한은 총재 '본연의 업무'가 지장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2010년 7월에는 금통위원 7명 중 1명이 공석인 가운데 김 총재와 의장 대행위원인 강명헌 위원이 해외에 머무르는 바람에 회의가 연기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총재가 직접 참석해야 하는 회의도 있지만, 부총재나 부총재보가 대신 참석해도 무방한 심포지엄, 콘퍼런스, 세미나까지 일일이 총재가 챙길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zheng@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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