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2.50%)으로 동결한 것은 한국이 처한 대내외적 경제상황 속에 금리를조정해야 할 뚜렷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 호조로 전달보다 3.4% 늘어나2009년 6월(4.9%) 이후 5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소 제조업체 12월 평균 가동률(72.3%)은 11월보다 1.0%포인트 하락했지만 71%안팎을 기록했던 상반기보다는 높아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ƈ월 경제동향'에서 건설투자 증가세가 일시적으로 둔화했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은 완화하고 있다며 "내수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가운데 수출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외수요가 증가하면서 경기가 회복세를 유지하고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이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려 힘을 실어줘야 할 만큼 경기 회복 속도가 미약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2012년부터 3차례 금리를 내렸기 때문에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인하 요인 가운데 하나로 언급됐던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 현상도다소 누그러졌다.
마찬가지로 특별히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야 할 이유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시각이다.
올해 1월 소비자불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1.1%였던 점을 고려하면 물가상승 압력 자체도 높지 않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물가상승률은 2.3%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물지표가 회복세를 이어가는데도 물가상승률은 안정적이어서 금리를 조정할 요인이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하면서 한국이 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점도 기준금리를 건드리기어려운 요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는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정준 HMC투자증권[001500] 연구원은 "대내외 경기 회복에도 한국이 테이퍼링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변화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금통위원들도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일부 금통위원이 임기 만료를 앞둔 점을 고려하면 금리인하 필요성에 대한 소수 의견이 나오더라도 오히려 4∼5월께나 돼야 나올 것이라는의견에 힘이 실린다.
박종연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 자체는 남아있을 수 있지만 금통위에서 소수 의견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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