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당국 입장 추가>>시장 감시 강화, 중기 수출 타격 대비책 마련키로
원·엔 환율이 5년여 만에 900원선으로 떨어지면서 외환 당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원·엔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엔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 100엔당 1,000원 선이 붕괴된 뒤 오전 9시 외환시장 개장 직후 100엔당 999.62원까지 하락했다.
엔화값이 1,000원 선을 하향돌파한 것은 2008년 9월 9일(장중 저가 996.68원)이후 5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원·엔 환율은 재정환율이므로 한국 정부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면서 "원·엔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주는 것은어려운 만큼 미시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엔화 약세가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기조에따른 것으로 보고있다.
미국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가지만 일본은 계속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데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환율뿐 아니라 미일간 금리차도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외환당국은 엔화 약세가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한 방향으로만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이 구조조정 등아베노믹스를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국제 금융시장에 잠재해있기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원화 약세가 '엔캐리 트레이드'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상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원화 약세는 그동안 엔화 선물 매도에 따른 기대감이 현실에 반영된 것으로 국채나 주식 시장 등에서 엔화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지는데다 엔화대출 또한 과거에 비해크게 줄어 자금흐름에는 현재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과거 엔케리트레이드가 문제되는 때는 전혀 양상이 다르다"면서 "엔화 약세보다는 원·달러 환율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엔화 약세의 영향이 아직 제한적이지만 해외시장에서 한일 수출품목간경쟁이 심화하고 대일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일수출의 경우 올해 10월까지 철강제품이 24.6%, 휴대전화 22.2%, 반도체가 14.8%의 감소세를 기록한 바 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엔저로 큰 피해를 보는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미시 지원책으로방향을 잡고 있다.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 등을 통해 수출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등 방향을우선 모색하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진출 및 수출지원을 확대하는 정부대책을 내년 중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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