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비 지급기준 명확화 등 추진과제 마련
자동차보험은 누적 적자가 2001년부터최근까지 8조원을 넘으면서 손해보험업계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21일 "자동차보험이 공공재의 성격이기 때문에 차라리흑자도 적자도 없는 구조로 제도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보험 가운데 임의보험(자기신체, 자차손해)과 책임보험(대인배상1, 대물배상)을 분리하고 책임보험은 지금처럼 가격 규제를 하되 임의보험은 시장에 맡겨야한다는 주장도 여러차례 제기됐다.
이밖에 현재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로 나뉘어 있는 자동차보험의 관할권을 한곳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키를 쥔 당국은 요지부동이다.
금융당국이 경기 불황에 따른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올해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동차 보험료 인상으로 적자폭을 만회해보려는 기대감마저 꺾였다.
◇9월 손해율도 심각…온라인 전업사 사라질 듯 올해 회계연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가운데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은 지난 4월∼8월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매월 한 차례도 빠짐없이 4.5%포인트∼9.3%포인트 높아졌다.
9월 손해율을 가마감한 보험사는 현대하이카다이렉트(92.2%), 메리츠화재[000060](88.7%), 더케이(87.0%), 동부화재[005830](85.0%)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0%다.
올해 회계연도 들어 8월까지 손보사의 자차 보험료 적자는 3천398억원이다. 지난해 회계연도에 자동차보험으로 6천334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적자는 7천여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온라인으로 자동차보험만을 판매하는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잇따른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주 금융위원회에 운전자보험, 상해보험 등보험 종목 추가 신청서를 냈다.
하이카의 올해 회계연도 손해율은 4월 90.6%, 5월 93.7%, 6월 86.6%, 7월 95.6%, 8월 95.2%, 9월 92.2%다.
이는 지난 6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매달 손해율이 90%를 넘은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달 80% 중·후반대였던 손해율보다 훨씬 심각해진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하이카가 신청한 신규사업을 승인하면 국내에 온라인 자동차보험 전업사는 사라지게 된다.
최근 3년간 악사다이렉트, 에르고다이렉트, 더케이손해보험 등의 온라인 자동차보험 전업사들이 연이어 일반 손해보험사로 전환한 바 있다.
◇손보업계 자구책 검토…최우선 추진과제 마련 손보업계는 누적되는 자동차보험 적자로 골머리를 앓으며 현상타개를 위한 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손보협회, 삼성화재[00810], 현대해상[001450], 동부화재[05830] 등 보험업계는자동차 보험 안정화를 위한 전담팀을 꾸려 최우선 추진과제를 마련하고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전담팀의 대책은 지급 보험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일례로, 대여비의 과잉 청구를 방지하기 위해 지급기준을 명확히 하고 표준약관상에 요금에 대한 적용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차 수리시 까지 피해자에게 같은 차종의 자동차를 대여해야 하는데 보험사에 청구하는 요금이 일반적인 수준을 현저하게 초과하고 있다는판단에서다.
부품 가격정보가 폐쇄적이고 세부 수리비 내역도 확인할 수 없는 문제점이 제기된 외제차 수리비 문제도 수리비 세부내역 공개, 부품정보 공개, 대체부품 활성화등 지급체계 확립을 위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손보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급 보험금을 줄이려는 노력뿐 아니라 간병비와 위자료를 현실화하고 의무보험 보상한도를 상향조정하는 등 보험사의 의무를 강화하는방안도 병행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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