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눈길이 서서히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오는 16일 국회에서 회동을 하기로 한 만큼 그동안의 정국 경색이 해소되면서 정기국회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무엇보다 국회에 제출된 국세청법 제정안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지난달 말 제출한 법안은 현재 임기가 보장돼 있지 않은국세청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기획재정부 산하에 국가세무위원회를 설치, 국세청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국세공무원 특수화, 납세자 보호 강화, 국세연구원 신설 등의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 법안은 CJ그룹의 세무조사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전군표 전국세청장과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이 구속되면서 국세청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제출됐다.
국세청은 이 법안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공식 입장은 표명을 삼가고있다.
국세청 일각에서는 "그동안 잊힐 만하면 나오는 비리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서는국세청의 독립과 직원의 신분을 명확히 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지만공론화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이는 여당인 새누리당과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등 관련 부처가 법안 제정에반대하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세청 법안 제정 문제에 대해 여야 간 의견이 상충하는만큼 국세청 처지에서도 찬반 여부에 대한 공식 태도 표명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지난 4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정식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는 "법을 제정한다면 국세 행정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투명성보장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국세공무원은 국민의 재산권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일반 부처와는 다른 특수성이 인정될 수 있다"며 국세청법 제정 시 고려 사항으로 국세청장후보자추천위 구성, 국세청장 임기제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 법 제정에 대한 기대가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기국회가 정상화돼도 국세청법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될지는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추석 이후 정상화된다고 해도 이미 지난 2일 개시된 회기가 20여일 늦어진데다예산안 및 예산 부수 법안 처리가 급한 만큼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새누리당도 이 법안을 정기국회 우선처리 법안에 포함시키지 않은 만큼 본격적인 심사는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
법안 발의자인 정성호 의원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4대 권력기관 중 유일하게 국세청만이 조직과 직무를 규정하는 법이 없는 만큼 법 제정은 필수적"이라며 "다만 국회 일정과 정부, 여당의 분위기상 여러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hoina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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