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2일 이달기준금리를 현 수준(2.50%)으로 유지한 것은 대내외적으로 금리를 움직일만한 요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미 결과를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8월28일부터 9월2일까지 채권전문가 201명을 설문한 결과 100%가 기준금리 동결을 점친 것이다.
이날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이유론 미국의 연방공개시작위원회(FOMC)가 17~18일 열린단 점이 꼽힌다. 이 자리에서 양적완화(QE) 축소가 결정될 확률이 높다. 김중수 총재도 4일 "이번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로 풀렸던 달러 자금이 일순간 '헤쳐모여'를 할 전망이다.
금리·환율 등 금융시장 일대에 혼란이 예상된다. 중앙은행이 섣불리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임 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으로선 FOMC 결과에 따른 영향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금리를 조정하기를 꺼릴 것"이라며 "이보단 금융시장, 실물경제에의 영향을 보고 판단을 하려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리 동결의 또 다른 이유는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띄고 있다는 점이다. 2분기경제성장률 잠정치는 전기대비 1.1%로 9분 기만에 0%대 성장을 탈출했다. 물가는 10개월 연속 1%대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출도 좋다. 1~7월 경상흑자 폭은 36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99억달러)의두 배에 가깝다.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8개월 연속 '긍정적'이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여러 지표 흐름을 보며 경기시각을 낙관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초 예상한 올해 2.8%의 성장경로대로 가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굳이 움직일 필요가 없단 것이다.
시장은 한은의 다음 금리조정이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HSBC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은 내년 3분기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높일 것으로 봤다. 모건스탠리는 더 이른 내년 1분기 인상을 점쳤다.
변수는 미국의 QE 축소다. 이에 따라 한국에 들어온 외국자본이 급격히 유출되고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받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QE축소로 자금이탈 우려가 증가해 금리인상 압력이 확대돼도, 한은은 국내경기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도 "정치적 압력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이후 물가상승률이 3%를 웃돌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한국 외에도 뉴질랜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이 기준금리 결정회의를 열었다. 이중 뉴질랜드는 한국에 앞서 금리를 현 수준(연 2.50%)에서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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