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 2008년 9월15일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폭발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유럽 재정위기를 거쳐 이제는 신흥국으로 옮겨붙는 모습입니다. 5년이 흘렀지만 리먼사태로 인한 글로벌 위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며 한국도 그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연합뉴스는 국내외 취재망을 동원해한국과 외국의 경제상황을 깊게 진단한는 특집기사를 송고합니다>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한국 경제가 유독 선방하고있다.
5년전 미국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뒤이은유럽의 재정위기의 파고에 크게 흔들렸던 한국이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동아시아신흥국 위기 국면에서 비교적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등 한국의 기초 체력이 굳건해진 데 따른 영향으로분석하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저성장 기조로 진입하고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6일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나 선진국의 양적완화 이후 유입된 자금 규모 등을 감안해 볼 때 대외여건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 한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한국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한국과 멕시코, 동유럽 국가들이 최근의 신흥국 위기에서 무풍지대가 되고 있다면서 한국 등 국가는 싼 달러 자금이 넘쳐날 때 구조를 개혁하면서 경제 기초 체력을 다졌다고 최근 호평했다.
한국에 대한 재평가 작업은 금융위기 4년 만인 지난해 8~9월을 기점으로 속속진행됐다.
무디스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으로 한 단계 올린 데 이어 피치(A+→AA-)와 S&P(A→A+)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신흥국 위기를 기점으로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이 점차 차별화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신흥국 위기가 불거진 지난 8월14일 이후 잠시 하락하는 듯했지만V자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이 10 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인도는 4%대, 인도네시아는 13%대의 하락률을 각각 나타냈다.
자금이 유출되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는 동안 원화는 유독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00원을 밑돌고 있다.
이는 소규모 개방경제로서 외풍이 불 때마다 크게 흔들리던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것이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코스피지수는 한때 900선 아래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500원대까지 치솟았다. 리먼 사태 극복 차원에서 늘린 재정 지출 때문에 촉발된 2010~2011년 유럽 재정위기의 와중에서도 코스피 지수는 1,600선까지, 원.달러환율은 1,270원대까지 오른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7월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사상 최고치인 3천297억달러로 금융위기직후인 2008년말의 2천12억달러에 비해 1천억달러 이상 많다.
경상수지는 지난 7월까지 18개월 연속 흑자로 정부 목표치인 올해 380억달러를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2008년 1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3천370억원에 불과해 유출될 자금 규모도 크지 않다.
한국 경제는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1.1%로 9분기 만에 전분기 대비 0%대 성장률을 탈출했지만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2분기 성장률 역시 상당 부분 정부의 재정지출에 따른 것으로 민간 부문에 온기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으면 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국면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과 이에 따른 신흥국 위기, 중국의 긴축과 일본의 아베노믹스, 중동의 정세 불안 등 대외 변수 역시 녹록치 않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08년 이후 한국의 경제 체력은 더 튼튼해졌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면서 "특히 위기 상황을 대비해 통화스와프를 늘리는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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