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계 카드사 수익성 악화…가계 소비 위축될 듯
당국의 체크카드 시장 활성화 방침에 따라 앞으로 은행계 카드사 위주로 카드 시장의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 현대, 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는 유치채널 부족에 의한 발급 저조, 추가수수료 지급에 따른 부가서비스 열세, 은행과의 제휴 어려움 등 근본적인 경쟁력에서 은행계 카드사보다 열세이기 때문이다.
◇기업계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농협카드는 지난 상반기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KB국민카드에 빼앗긴 선두 자리를 5천600개에 달하는 은행점포수와 영업 경쟁력을 통해 다시 되돌린 것이다.
이처럼 은행계 카드사는 계좌를 개설할 때 체크카드를 발급하고 있어 체크카드회원 유치가 기업계 카드사보다 훨씬 유리하다. 같은 계열사라 계좌 이용에 대한 추가 부담 수수료도 없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비교하면 저수익 상품이지만 은행계 카드사는 체크카드로 예금유치 효과와 앞으로 신용카드 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 고객층 선점 등추가적인 수익 발생 요인도 있다.
반면,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로 1%대의 낮은 가맹점 수수료 수익에만 의존할수밖에 없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계좌이용 수수료 부담과 신용카드 사용 회원의 이탈 등으로 기업계 카드사의 수익성은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체크카드 시장의 활성화가 은행계·기업계에 상관없이 전업계 카드사(카드 사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체크카드는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낮아 체크카드 모집수당은 신용카드 모집 수당보다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의 신용카드 모집인은 영업환경과 수익 악화 등으로 다른 직업군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모집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전업계 카드사에는 영업경쟁력에 큰 타격을주게 된다.
◇연체율은 하락…가계 소비는 위축 현금과 같이 계좌에 있는 금액만큼만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는 발급이 증가하면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신용카드의 부정적 측면으로 언급되는 과소비 조장, 가계부채 증가 등의문제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계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 활성화와 경제 성장은 상대적으로 둔화할가능성이 크다.
체크카드가 활성화되면 사회 전반적으로 예금잔액 범위에서만 소비하는 문화가정착돼 국내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월세·주택대출금·생활비 등으로 예금 잔액이 부족한 직장인과 영세 서민들은체크카드 대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연출될 개연성이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한 서민일수록 체크카드에 대한 정부 혜택을 받지 못해이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것은 지하경제 양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 공제 축소로 현금 사용이 늘면서 세수 파악이 힘들어질수 있다는 우려를 체크카드 촉진책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체크카드와 현금은 결제금액을 즉시 지급한다는 측면에서 똑같은 지급결제 수단이다. 반면, 가맹점 입장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비용 절감과 세금을 회피하려고 체크카드보다는 현금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가맹점은 소비자에게 현금으로 결제하는 조건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할 유인이커지고, 이에 따라 소비자는 현금 결제 할 가능성이 커 지하경제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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