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엔 캐리 등장은 2015년 이후 예상
금리가 낮은 일본계 자금으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단 분석이 나왔다. 아직은 조짐을 보이는 정도지만, 한국도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이혜림 선임연구원은 18일 '기지개 켜는 엔캐리 단시일 내 크게 늘긴 어렵다'란 보고서에서 "미국 금리상승 이후 국내에 유입될 엔화자금의 변동성과 급격한 청산가능성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일본 주요 기관투자자는 해외 중장기채권을 약 3조6천억엔 순매수했다. 이는 2010년 8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일본의 해외투자가 부활할 기색이 보이는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일본 이외 국가의 금리 상승이 두드러지며 내외 금리차를 노린엔 캐리의 등장 가능성 역시 커졌다.
미국의 5년만기 국채금리는 연중 0.97%포인트(연중 최대값-최소값) 올랐다. 한국의 상승폭도 0.93%포인였지만 일본은 0.32%포인트에 그쳤다. 연구진은 "아베노믹스·엔저 흐름에 엔화의 저금리 매력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현재로선 엔 캐리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일단투자처가 마땅찮아서다. 주요 신흥국인 인도, 브라질 등은 성장둔화와 자본이탈로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의 성패 불확실성도 엔 캐리 확대의 제약 요소다. 아베노믹스가 만약성공하면 투자자금이 국외로 나가기보단 국내에 머물 유인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과거 엔 캐리가 확대되던 시점은 대부분 일본과 해외의 금리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진 이후"라며 "미국만 홀로 출구전략 초입에 선 현재보단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화한 2015년 이후에나 엔 캐리는 본격적으로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한국도 미리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확대하며 채권시장을 통해선 엔화 투자자금이, 은행대출 경로를 통해선 엔화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만성 적자인 대일무역수지 고려하면 일본 자금유입은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지만,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면 자금·외환시장 혼란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시장의 엔화 채권자금·엔화대출 유입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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