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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양적완화 축소…하반기 한국경제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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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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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양적완화 축소…하반기 한국경제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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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격한 외화유출·시장금리 상승·수출 악화 등 부작용 우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이 재확인되면서 하반기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급등해 1,100원대 중반으로 치솟고 채권값도 흔들리고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 아시아 증시는 하락세로 주식시장의 문을 열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달러화가 빠져나가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금융시장 불안은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장금리 상승은 가계와 기업의 자금부담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면 전세계 수요감소에 따른 수출악화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양적완화 축소를 하반기 경제운용의 핵심 불안요인으로 지목하고 경제회복 노력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마련했다.

    ◇벤 버냉키의 발언은 출구전략 신호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양적완화 축소시기를 '연말'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축소를 지속해 중반쯤에 중단하겠다고 타임스케줄을 내놓았다.

    양적완화 축소 방침이 한달전부터 이미 예고된 사안이지만 연준의 이러한 분명한 의사표명은 저금리를 타고 전세계로 빠져나갔던 달러화의 본토입성을 가속화할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양적완화 정책이 만들어놓은 자산시장에서의 '미니버블'을 차츰 제거하겠다는 연준의 의지로 읽힌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시작된 미국 금융완화 정책의 첫단계 출구전략이다.

    이를 통해 풀려나간 달러화가 유입되고 실업률, 인플레이션 목표가 어느 정도충족되면 연준은 저금리 정책을 정상화하는 단계를 밟게 된다. 0~0.25%인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앞서 연준은 2004년 4월 초저금리를 통한 경기부양을 마무리하면서 2006년 6월까지 기준금리를 1%대에서 5.25%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전세계 주식시장은 5개월간7.5% 하락했고 코스피도 25%나 폭락한 적이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실업률(5월 기준 7.6%)과 인플레이션(4월 기준 1%대)으로 볼때 현재는 금리정상화를 하기 무리"라며 "버냉키 의장은대신 양적완화 축소를 언제든 실시해도 무방한 상태라고 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출구전략의 종착지는 그간 연준이 매입해왔던 주택담보부증권을 매각하면서 시장개입을 대폭 줄이는 것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단계적으로 천천히 양적완화를 축소하겠다는 뜻이다. 그렇게 하더라도 성장세가 많이 꺾이지 않을것이라는 믿음 아래 현재의 펀더멘털과 주식시장간 괴리를 조정해주는 게 맞다"고말했다.

    ◇하반기 한국 경제의 '최대 복병'…실물 전이 우려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달러화의 유출로 이어져 신흥국을 중심으로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고 불확실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위험도가 큰 신흥시장에 외국인 자금이많이 빠져나가 당분간 미국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가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의 가치는 오름세로 전환했다. 주식시장도급등락을 연출하며 불안한 모습이다.

    그나마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3천281억달러에 달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15개월째 이어져 온 점,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35%에 그치는 점 등 양호한여건으로 볼때 외국인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양적완화 축소는 최저점을 보이는 국내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이미 미국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장금리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이는 가계와 기업 모두에게 악영향을 준다. 정 수석연구원은 "1천조원에 달하는가계부채에 시달리는 가계는 이자부담이 커져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기업도마찬가지인데 특히 조선, 해운, 건설 등 취약업종의 기업은 금리부담과 함께 회사채발행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화조달 측면에서는 비용이 늘어난다. 우리나라가 발행하는 외채의 가산금리가올라가고 CDS프리미엄도 상승할 수 있다.

    최근 수출입은행이 호주 금융시장에서 3억달러 이상의 캥거루 본드를 발행하려던 계획을 잠정 연기하고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등 대기업이나 공기업도이달 외화채권 발행을 검토했다가 보류했다.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하면 실물경제 역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동안재정난에 빠진 유로존을 대신해 수출 버팀목 역할을 하던 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경기가 위축하면 하반기 한국의 상품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역으로 보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미국 경기의 호전을 반영하는 만큼 미국의수입수요 증가에 따른 대미 수출확대는 기대되는 대목이다. 다만 그 수요가 증가할때까지 실물경제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촉각…시나리오별 대응방안 마련 정부는 글로벌 양적완화와 관련한 경제 불확실성을 하반기 경제운용의 '중요한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상황별 시나리오란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판단해 관계기관과 함께 만들었다. 양적완화로 인한 자본의 유출입도 있을 수있고 수출 등 실물부분의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대해 그는 "예상된 시나리오의 하나였고 그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재부와 한국은행은 내달 19~20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국제공조를 통한 금융시장 불안 완화에도 적극 나선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외화유동성 확보에 힘을 기울이면서금리상승의 충격이 가계, 기업의 위축으로 파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취약업종의 자금 동향, 미국 수출 전략 마련, 국내 채권의 차환계획 등도 신경써야 한다"고조언했다.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당장 크지 않아 보인다.

    한은의 금리결정이 기본적으로 국내 물가, 경기 흐름을 봐가면서 선제적으로 결정하는데,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보면 버냉키의 이번 출구전략 발언으로 당장 실물경제가 큰 영향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채권을 중심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기준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의 기준금리는 경기 흐름만 보면 내년이후에나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출구전략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k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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