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인 상업·한일은행, 과거 北에 40개 지점 둬
개성공단의 유일한 금융기관인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이 8년여 만에 '영업정지'를 당하고 서울에 임시 점포를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30일 중구 본점 1층에 개성공단지점 임시영업소를 만들어 업무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김인수 지점장을 비롯한 지점 인력 3명은 전날 밤늦게 전산자료를 들고 남측으로 넘어왔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 12월 경쟁입찰을 거쳐 개성공단에 점포를 냈다. 남북관계의 경색에 따라 개성공단지점은 8년5개월 만에 영업이 무기한 정지됐다.
당시 우리은행이 개성공단에 진출한 데는 정부의 지분이 있다는 점 외에 역사적인 배경도 작용했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옛 신탁은행·상공은행)은 한국전쟁 전까지만 해도 북한 지역에 가장 많은 40개의 지점을 보유했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여신기능 없이 입금, 송금, 환전 업무만 봐서 손익으로 따지면 적자 점포"라며 "상징성이 있어 개성공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지점에는 북한 여직원 4명도 근무했다. 이들은 공단입주 기업과 가스공사, 한국전력[015760], KT[030200] 등 기반시설 관련 영업소 등 180여개 고객을담당했다.
우리은행 측은 북한 여직원에 대한 언급은 되도록 아꼈다. 다만,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자본주의의 상징'인 은행에 근무하면서도 꽤 '싹싹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선)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라 조심스럽다"며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지시한 대로만 행동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들의 임금은 달러화로 총국에 전달하면 북한 화폐나 배급권 등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의 직접적인 금융거래가 엄격히 제한돼 있기 때문에 우리은행은 개성공단지점과 온라인 업무를 일절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입주 업체가 개성공단에 갖고 있던 계좌를 관리하려면 임시영업소를찾아와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입주 업체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철수하면서 영업용 단말기는 모두 놔두고 전산자료만 백업해 가져온만큼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언제든지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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