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개선·독립성 확보…M&A 분야는 성과못내
29일 어윤대(68)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 포기선언을 하면서 금융권의 `4대 천왕'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053000] 회장을 포함한 4대 천왕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이 깊고 금융권에서 큰 영향력을행사한 인물들이었다.
어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2년 후배로, 이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고대 인맥으로 꼽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위원, 국제금융센터 초대 소장, 고려대 총장 등을지냈고, 2010년 7월 KB금융지주의 제2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제1대 황영기 KB금융[105560] 회장과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연이어 물러나는 `KB사태' 속에서 유난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임 과정을 거쳐 회장 자리에 올랐다.
회장 취임 후에는 KB금융지주의 이미지 개선과 독립성 확보, 인사 혁신 등에힘을 기울였다.
`KB 락스타(樂star)' 프로그램으로 젊은층 고객을 확보하기 힘썼고, `KB 히든스타 500'을 선정해 글로벌 중견·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소매금융 분야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직접 만나며 기업고객 확보에 전력투구했다. 발전소 프로젝트 등 대규모 기업대출도 여러 건 성공했다.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에 힘쓰고,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정책을 깨고 능력에 따른발탁인사를 한 것도 `성과주의' 문화 정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 회장 스스로 "정부나 금융감독원 등에서 일체의 인사 관련 부탁을 받지 않고대출 등에서도 독립성을 유지해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을 정착시켰다"고 말할 정도다.
다만 세계적인 금융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인수합병(M&A) 분야에서는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우리금융과의 M&A 추진 등으로 `메가뱅크'로의 도약을 꾀했지만, 자금 확보와합병 후 시너지 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며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은행 부문에 지나치게 편중된 금융지주의 사업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ING생명한국법인 인수를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어 회장이 이날 연임 포기를 선언함으로써 KB금융의 앞날은 새 정권과 함께 할차기 회장에게 넘어가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 회장의 연임 포기 선언은 `4대 천왕'으로 불리는 한 시대의 마감을 의미한다"며 "금융권의 경영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차기 회장들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