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 엔저 등으로 계속 추락
달러화로 환산한 원화 가치가 올해 들어6% 이상 떨어졌다. 엔화를 제외하면 세계 주요통화 가운데 하락속도가 가장 크다.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와 일본의 무제한 양적완화가 원화가치를 더욱 끌어내릴것으로 분석했다.
9일 금융권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달러화로 환산한 원화 가치는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6.10% 떨어졌다.
유로와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중국 위안화 등 세계 30개 주요 통화 가운데엔화(-12.41%) 다음으로 하락폭이 크다.
필리핀 페소(-0.63%)나 싱가포르 달러(-1.59%) 등 다른 아시아 통화의 하락폭은1% 안팎이었다. 말레이시아 링깃(0.01%)이나 인도네시아 루피아(0.40%), 태국 바트(4.69%)는 오히려 절상됐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1월 11일 달러당 1,054.70원에서 석 달 만인 이달 8일 1,140.10원까지 올라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원화 절하 속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엔화는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원화는 대외변수에 의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2월 원화 가치 하락을 이끈 변수는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였다. 당시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고용현황이나 서비스업지수 등여러가지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자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3월부터는 북한 리스크에 따른 지정학적 위기감이 원화 가치를 떨어트렸다.
지난해 북한이 장거리 로켓인 은하-3호를 발사하거나 올해 2월 핵실험을 했을때는 원·달러 환율이 오히려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3월 들어 북한의 위협과 한국 정부의 대응, 이에 대한 북한의 추가 위협이 이어지며 핵실험보다 강력한 영향을 금융시장에 끼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견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과거에는 북한 리스크가 단기 재료였는데 이번에는긴장감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외국인 참가자들이 북한 리스크를 과거와다르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불안을 보여주듯 한국의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월 1일67.82bp(1bp=0.01%포인트)에서 이달 8일 87.90bp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 외에도 일본의 양적완화에 따른 엔저 현상으로 한국의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점 등이 당분간 원화 가치 하락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초 1,050원선을 찍은 후 상승흐름이 강했는데, 1,100원을 넘어서도 계속 오르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안정성을위해 당국이 속도조절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손은정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가 해소돼도 원화 약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완화되거나 조정을 받을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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