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수청구권 행사 1조원 못 미칠 가능성 커외환은행 노조 "사실상 합병" 반발…후유증 예고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외환은행간 주식교환승인 여부가 오는 15일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외환은행의 최대 주주인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외환은행 잔여지분 40%를주식 교환으로 모두 확보하기로 했다. 100% 자회사로 편입함으로써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주주관리 비용을 줄이려는 취지에서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11일 "주식교환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는 데 큰 문제가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전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나금융지주는 주식교환을 공시하면서 하나금융주주나 외환은행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주식교환에 반대할 때 회사에 자기주식을 사달라고 요구하는 권리) 행사규모가 1조원을 초과하면 무효로 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현재 주가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요구가 1조원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예상된다.
지난 8일 하나금융지주는 주당 4만1천200원, 외환은행은 7천640원에 거래됐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 보상키로 한 주가(하나금융지주 3만7천581원, 외환은행7천383원)보다 각각 9.63%, 3.48% 높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정도 주가 수준이면 주식교환에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주식교환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주주로부터 주식을 건네받고 그 대신 하나금융주식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외환은행 주식 5.28주당 하나금융 주식 1주 비율로교환된다.
주식교환이 주총에서 승인되면 외환은행 주식은 내달 3일부터 매매가 정지된다.
내달 26일엔 외환은행 주식은 상장 폐지되고 새로운 하나금융지주 주식이 상장된다.
외환은행 노조가 주식교환에 강력히 반발하는 점은 변수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의 100% 주주가 되더라도 당장 시너지를 나타내기보다는 적잖은 후유증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외환은행노조는 주식교환 강행은 사실상 합병이라며 반대한다.
작년 2월17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한 약속을 잉크도 마르기 전에 위반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한다.
노조는 주식교환 결정 직후부터 전직원이 `릴레이 투쟁'에 나섰고, 9일 오후에도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했다.
2대 주주인 한국은행의 외환은행 주식 교환 여부도 관심사다.
한국은행은 1967년 외환은행 설립 때 100억원을 출자한 이후 몇 차례 증자에 참여해 현재 외환은행의 지분 6.1%(3천950만주)를 보유한다. 당연히 주식교환 대상이다.
한국은행법은 한은이 영리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외환은행 주식을 하나금융지주 주식과 맞바꾸면 법을 위반하게 된다. 하나금융지주는 명백한 영리은행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만 놓고 보면 한은으로선 주식교환에 응하지 말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야 한다. 문제는 매수가격이 낮다는 데 있다.
한은이 외환은행 출자 및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 주식을 주당 1만원에 샀지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 보상받는 주식가격은 주당 7천383원에 불과하다. 구입가보다 4분의 1 이상 떨어진 것이다.
매각을 강행하면 수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게 뻔하다. 이런 손실은 국민 세금낭비라는 점에서 한은이 오는 15일 주총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은측은 "외환은행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bingso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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