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난 고령층ㆍ여성ㆍ베이비부머ㆍ비정규직으로 확산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빠져 양질의 일자리를 최대 18만개 잃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2%대의 낮은 성장률을 지속한다면 모든 연령층에서 `일자리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경고도 제기됐다.
15일 한국은행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보면 지난해 우리 경제는 2.0% 성장했다. 애초 예상했던 3.7%에서 급락했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잠재성장률이란 모든 생산 여력을 동원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이룰 수 있는경제성장률이다. 한은 김중수 총재는 최근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4.0%에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경제성장이 잠재수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성장으로 생기는 새 일자리가 대거 증발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00~2011년 경제성장률 1%포인트당 민간 취업자 증가는 7만~9만명이다. 2003년 카드사태, 2009년 금융위기 같은 거시충격을 제하면 성장률 1%포인트당 취업자는 8만9천명에 달한다.
잠재능력만큼 경제성장(4.0%)을 했다면 지난해 성장 2%포인트에 해당하는 총 17만8천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겼을 수도 있다.
2012년 연간 취업자 수 증가는 43만7천명으로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 잠재성장률 4.0%를 모두 발현했을 때 증가 폭(35만6천명)을 크게 웃돈다.
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경제성장으로 창출된 일자리는 반도 안되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임 진 연구위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생겨난 45만개 일자리 가운데 경제 성장으로 새로 고용한 인원은 20만명에 그쳤다고 추산했다.
나머지 25만개는 여성이나 중ㆍ고령자 등 취약계층이 일자리 찾기에 내몰린 `생계형'이 다수란 의미다.
임 위원은 "작년 하반기 경기가 더 악화한 것을 고려하면 성장에 따른 연간 고용 증가는 더욱 줄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성장률 전망이 3.7%→3.5%→3.0%→2.4%→2.0%로 하락하며 고용실적도 연말에 이르러 10월 39만6천명→11월 35만3천명→12월 27만7천명으로 급락했다.
젊은 층을 위한 괜찮은 일자리도 많이 감소하며 인구변화를 고려한 20대 취업자도 작년에 무려 11만2천명 줄었다.
올해 사정은 더 심각하다.
한은은 올해 2.8%의 낮은 성장률을 예상했다. 2년 연속 2%대 성장이다. 하방위험(더 내려갈 가능성)은 더 크다.
이 때문에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고령층과 베이비 붐 세대(1955~1963년 생), 청년층이 경합하는 이른바 `일자리 전쟁'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2011년부터 임금 근로 일자리를 50대(18.1%)가 20대(17.8%)보다 더 많이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3년에는 고용의 질과 함께 양까지 위축될 것"이라며 "일자리 고통이 청년을 넘어 고령층, 여성, 베이비 붐 세대, 비정규직 등 전 계층으로확산할 전망"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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