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남자, 트럼프 장남 결혼식에 '수십만 달러' 쐈다

입력 2026-09-15 20: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 피로연 비용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러시아 신흥 재벌이 지원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의 부인은 "친구의 결혼 선물"이라고 해명했으나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는 14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3명과 기록 등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 사업가 우마르 크렘레프가 지난 5월 트럼프 주니어 결혼식 피로연의 바하마섬 임차 비용, 불꽃놀이 등 수십만달러를 지원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 비용은 크렘레프가 회장으로 있는 국제복싱협회(IBA)가 금융 거래에 활용하는 두바이 소재 법인에서 지급했다고 전했다.

크렘레프는 푸틴과 밀접한 관계였다. 러시아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엑트에 따르면 푸틴은 크렘레프가 소유한 기업을 국가 복권 운영사로 지정했다. 러시아 최대 자동차 판매사를 국유화한 후 크렘레프를 소유주로 지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이 지난 4월 크렘레프에게 최고급 국가훈장인 '우호훈장'을 수여했다며 "직접적 인연을 맺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렘레프는 2020년 IBA 회장에 임명됐다. 프로퍼블리카는 IBA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왔다고 보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3년 "자금 출처를 투명하게 설명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단일 국영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사실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며 IBA의 올림픽 복싱대회 주최 자격을 박탈했다. 전직 IBA 이사는 "크렘레프는 푸틴의 지시를 따르고 있으며 스포츠를 소프트파워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부인 베티나는 크렘레프의 비용 지원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적 친분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베티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우정에는 정치적 동기가 필요하지 않다. 결혼 선물은 그저 결혼 선물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향후 크렘레프가 트럼프 주니어를 통해 미 행정부에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주니어는 2기 행정부 출범 후 백악관 등 인선에 깊이 관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주니어를 "아버지(트럼프)의 가장 핵심적인 정치 고문"이라고 소개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