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후보자 7명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6명에 대한 인사 검증 과정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조 후보자를 향한 공격과 방어에만 화력을 집중하면서 다른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관급 인사는 7명인데 조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자들은 그 분야에서도 많이 알려져있지 않은 교수나 관료 출신”이라며 “조 후보자로 정치적 이슈가 다 파묻히는 걸 (청와대가) 의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치공학적으로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조 후보자가 이슈를 모두 가져가면서 다른 후보자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야당은 후보자 7명 중 조 후보자 검증에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사노맹 논란에서부터 사모펀드 투자 의혹, 동생 부부의 위장이혼 의혹 등 전방위적으로 문제를 제기 중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이번 청문회 정국을 분위기 전환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 아래 인지도가 높은 조 후보자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조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자들은 경력을 봤을 때 크게 이슈화되긴 쉽지 않다”며 “각 상임위에서 검증하겠지만 결국 조 후보자를 잡아야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조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자들의 경우 청문회에서 크게 문제삼을 정도의 자격 논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준비를 안 하는 게 아니라 열심히 파고 있지만 청문회를 뒤집어놓을 문제점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무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조 후보자의 경우 워낙 적을 많이 만들어 놓아서 자료 확보나 제보를 통한 검증이 다른 후보자보다 쉬운 걸로 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조 후보가 민정수석일 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인사검증 시스템이 이제야 제대로 작동하게 된 것 아니냐”며 “나머지 후보자들은 사실상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선 한국당이 조 후보자가 잠재적인 대선주자로 보고 공세를 집중하면서 ‘싹 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대선주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조 후보자를 잠재적 대선주자로 본 게 아닌가 싶다”며 “그렇게 되면 대결구도가 ‘공안검사 대 양심수’의 대결이 되기 때문에 본인한테 불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