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1> 지난주 미 국채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경제 침체 공포로 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됐는데, 지난 주 시장 흐름상 특징적인 부분 짚어주신다면?
지난주 시장이 요동친 이유를 간단히 정리하면 지난달 31일 미 중앙은행, Fed가 10년만에 금리를 25bp(1bp=0.01%p) 인하했는데, 제롬 파월 의장이 이를 ‘미드 사이클 어드저스트먼트’, 즉 ‘중기 사이클 조정’이라며 많아야 한두 번으로 끝날 것처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를 발표했고, 이후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내리며 대응하자 월가엔 침체가 올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가 짙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급격히 몰렸는데요.
문제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한두 번으로 끝낼 것처럼 언급하는 바람에 기준금리를 쫓는 단기물 금리는 많이 떨어지지 않았구요. Fed가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침체는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장기물 금리는 더 하락하면서 지난 14일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가 역전됐습니다. 30년물 금리도 처음으로 2%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여기엔 독일이 2분기 마이너스 성장한 것, 중국의 산업생산이 17년래 최저로 떨어진 것 등 글로벌 경기 악화도 반영됐지요.
10년물이 2년물 금리 아래로 떨어진 건 그동안 확실한 침체 신호였습니다. 소요 시간이 문제였을 뿐 평균 22개월 내에 모두 침체에 떨어졌지요.
하지만 이번 금리 역전을 보면 14일 오전 중 잠깐 발생했을 뿐 그날 종가도 역전이 해소된 채 끝났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가 말했듯이 의미가 있으려면 최소 10일 이상은 이런 역전이 지속되어야합니다.
또 이번 금리 역전은 과거와는 다르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유럽 일본 등 다른 선진국 채권 금리가 모두 네거티브로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미국 채권에 투자가 몰려드는 바람에 채권 금리가 경기 요인보다 더 많이 떨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또 양적완화를 거치며 돈이 많이 풀려 장기물 금리가 단기보다 높은 ‘기간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재닛 옐런 전 의장 등이 이런 의견을 표했습니다.
이런 해석이 힘을 얻으면서 15, 16일 금리와 시장은 약간 회복됐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이번은 다르다"라는 말은 거의 대부분 틀린 것으로 드러났지요. 주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질문2> 그래서일까요?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기업 CEO들에게 SOS를 쳤다던데, 트럼프 요청에 어떤 반응들이 나올지... 현지에서 예측되는 게 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뉴저지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냈는데요. 조용히 골프를 즐기기보다 분주한 한 주를 보냈습니다. 다우지수가 800포인트 폭락했던 지난 14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 등 월가 은행 CEO들과 콘퍼런스콜을 가진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이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전망에 대해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CEO들은 소비가 탄탄하지만 무역전쟁이 진화되면 더 호조를 이룰 것이라고 답했고, 또 무역갈등이 기업 투자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애플의 팀 쿡 CEO와 저녁을 먹는다고 트윗을 했는데, 이처럼 베드민스터로 재계 CEO들을 불러 실물 경기에 대해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주 제가 워싱턴의 씽크탱크인 유라시아그룹의 스캇 시맨 아시아 디렉터와 만났는데요. 그는 "현재 트럼프의 머리속은 내년 대선에 대한 생각으로 100% 꽉 차있다"며 "워싱턴에선 트럼프가 중국에 일부 양보를 하면서 딜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창업자도 지난 16일 CNBC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원한다면 중국과의 합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요즘 중국에 유화적으로 나오려는 듯한 자세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가 예정되어 있다” “무역전쟁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 무역대표부, USTR은 지난 13일 관세 대상인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중 스마트폰 등 1500억달러 이상의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9월1일에서 12월15일까지 연기했는데요. CNN은 이는 참모들이 추가 관세가 연말 쇼핑시즌을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한 탓으로 보도했습니다. USTR은 16일 추가로 목제가구 등 44개 품목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를 확인할 수 있는 게 바로 19일입니다. 미국 시간으로 내일, 한국 시간으로 오늘 밤 미 상무부가 미국 기업들에게 중국 화웨이와의 거래에 대해 임시 면허를 허용한 90일이 끝나는 데요.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주말 미 상무부가 이를 90일 연장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방금 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화웨이와의 거래하기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그건 국가안보 위협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내일 결정을 내린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말을 흐렸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대화 전제조건으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해왔습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를 중단시킨다면 무역협상은 파국을 맞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연장한다면 협상을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3> 이번 주는 아무래도 잭슨홀미팅이 핵심 이벤트가 될텐데, 눈여겨봐야하는 일정도 짚어주시죠
이번주는 22~24일 세계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모이는 '잭슨홀 심포지엄'에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핵심은 23일 오전 10시(미국 동부시간) 파월 의장의 연설입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글로벌 및 미국 경기, 그리고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해 언급할것으로 봅니다. 그러면서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해 전향적으로 자세를 바꿀 것을 기대합니다. 즉 ‘중기 사이클 조정’이란 표현 대신 경기가 악화되면 ‘완화 사이클’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금상첨화겠지요.
말씀드렸듯이 오늘 화웨이와 미국 기업들의 임시 거래 기간이 만료되는데요. 미 정부가 어떻게 조치할 지가 당분간 무역전쟁 향방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주는 경제지표 발표는 많지 않습니다. 21일 7월 기존주택판매, 23일 신규주택판매 등 주택 관련 지표가 많구요. 22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8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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