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응급사고 대처법
[ 이지현 기자 ]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여행객은 4556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현지에서 응급사고를 당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해외여행 응급사고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사진)는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자 보험과 여행지의 환자이송 서비스 단체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여행자 보험을 활용하면 여행지에서 사고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행자 보험을 가입할 때는 현지 의료비, 국제 이송비, 통역 서비스 항목을 확인해야 한다. 보장액은 현지 질병과 상해 의료비가 각각 5000만원 이상, 국제 이송비가 3000만원 이상인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현지에서 언어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해외환자 이송 서비스 단체도 확인해야 한다. 많은 사설 업체가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명확한 설립 기준이 없고 미흡하다. 각 업체의 서비스 범위와 비용도 다르다. 업체별 가능한 서비스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정부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다. 외교부의 재외국민보호 서비스, 소방청의 재외국민 119 응급의료상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대한응급의학회에서도 해외환자이송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외교부가 제공하는 재외국민보호 서비스는 전화, 인터넷 등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각종 해외 재난과 사건·사고에 대한 전화 상담을 할 수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여섯 개 외국어에 대한 3자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가별 인력과 지원 가능 범위 편차가 크기 때문에 여행국가에 대한 지원범위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소방청이 외교부와 협업해 운영하는 재외국민 119 응급의료상담 서비스도 전화 인터넷 등을 통해 상담할 수 있다. 일본, 중국, 필리핀 등 36개 나라의 응급의료 서비스를 해준다. 단순 응급 처치 상담을 하는 것이 주업무다. 현지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지원해준다.
대한응급의학회에서도 해외환자이송팀 서비스를 운영한다. 카카오톡 플러스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의료 상담할 수 있다. 출국 전 친구추가를 미리 해두면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상담받을 수 있다. 김 교수는 “해외에서 응급사고를 당하면 환자나 보호자가 많은 사설 업체의 해외 환자 이송 서비스를 일일이 비교하고 결정하기 어렵다”며 “그럴 때는 외교부나 소방청, 대한응급의학회 등 믿을 만한 기관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신속하고 적절하게 조치를 취하고 국내로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 환자 이송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낮고 정부 예산과 인력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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