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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앞두고…신축 아파트값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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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최고가 경신 잇따라

공급부족…새 아파트 귀해질 것
재건축→신축으로 매수 몰려
고덕그라시움 등 분양권도 껑충



[ 양길성 기자 ] 지난달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공론화한 이후 서울 신축 아파트 몸값이 치솟고 있다. 분양가 대비 집값이 배로 뛰고, 최고가를 새로 쓴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신축 단지의 희소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로 신축과 구축 아파트의 집값 차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두 달 새 1억원↑, 최고가 ‘속출’

최고가 행진은 강남권에서 활발하다. 입주 6년차인 역삼동 테헤란아이파크 전용 92㎡는 지난달 20억원에 실거래됐다. 6월 19억3500만원에 거래된 뒤 한 달 만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2016년 준공한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 84㎡도 지난달 22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21억3000만원)를 넘어섰다. 2015년 입주한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19억9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대치동 K공인 관계자는 “전용 84㎡는 한 달 새 호가가 28억원까지 올랐다”며 “앉은 자리에서 간단한 설명만 듣고 집도 안 보고 거래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분양 가격과 비교하면 새 아파트값은 배로 뛰었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개포루체하임 전용 84㎡는 지난달 20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주택형이 20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 1월 기록한 전 고점(17억3000만원) 대비 3억5000만원 뛰었다. 2016년 6월 분양가(12억~13억원)와 비교하면 8억원가량 올랐다. 지금은 23억원까지 호가한다. 개포동 M공인 관계자는 “신축 단지에 수요가 몰리면서 집주인은 매물을 거두고 호가만 치솟고 있다”며 “다음달 입주를 앞둔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84㎡ 매매가는 최고 25억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과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단지는 ‘로또 아파트’가 됐다. 2013년 10억원대에 분양한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6월 25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6년 만에 분양가 대비 2.5배가량으로 올랐다. 시세 차익만 15억원에 달한다.

신축 분양권 몸값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84㎡ 분양권은 6월 12억9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사상 최고가를 썼다. 지난해 9월 찍은 최고가(12억5000만원)보다 4000만원 올랐다. 이 주택형은 2016년 7억원대에 분양됐다. 3년 만에 4억원 웃돈이 붙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시내 분양·입주권 거래는 총 175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 건수다.


김현미 장관 발언 후 신축 4주 연속 상승

업계에선 지난달 정부가 언급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신축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분양가상한제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재건축에 쏠려 있던 수요가 신축 단지로 넘어간 영향이다. 지난해 다주택자 규제를 골자로 한 9·13 대책 이후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커진 점도 새 아파트 몸값을 높인 원인으로 꼽힌다. 대치동 P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분양가상한제 얘기가 나온 뒤로 은마 등 재건축 아파트 매수세가 크게 줄었다”며 “재건축 단지를 사겠다던 매수자가 래미안대치팰리스 등 새 아파트를 찾아달라고 문의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통계에서도 신축 아파트값 오름세는 뚜렷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신축(준공 5년 이내)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올랐다. 준공 15년 초과∼20년 이하(0.01%), 20년 초과 단지(0.02%)보다 상승폭이 크다.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신축 아파트값은 4주째 상승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8일 국회에서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한 뒤부터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로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재건축·재개발 수요가 줄고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며 “이미 재건축이 끝난 신축 단지의 희소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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