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金·채권으로 자금 이동
금선물 ETF 3개월 수익률 14%
"안전자산 ETF 인기 지속될 것"
[ 이호기 기자 ] 최근 증시 급락 탓에 시중 자금이 달러, 금,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이들 자산과 연계된 상장지수증권(ETF)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이 조정받은 지난 석 달간 이들 ETF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갈 곳 잃은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선물, 달러선물, 채권지수 등을 추종하는 ETF가 최근 기초자산의 가격 상승으로 최고 두 자릿수 수익률까지 기록하는 등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ETF는 코스피200 등 특정 지수나 자산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개별 종목처럼 사고팔 수 있다.
‘삼성KODEX골드선물’(순자산 917억원), ‘미래에셋TIGER골드선물’(89억원) 등 국내 주요 금선물 ETF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모두 14%를 넘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하락률은 각각 -13.05%, -25.88%였다.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 가치 급락, 달러 가치 급등)으로 달러선물 ETF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순자산이 273억원으로 가장 많은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 ETF의 3개월 수익률은 4.47%였으며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 ETF(187억원)도 같은 기간 4.49% 수익을 올렸다. 이들 ETF는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10원을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지난 1주일 수익률만 3%에 육박했다.
채권형 ETF도 강세다. 국내 대표 액티브 채권형 ETF인 ‘KODEX액티브채권형’ ETF(1조507억원)의 3개월 수익률은 3.57%로, 예금 금리를 크게 웃돌았다. KODEX액티브채권형 ETF는 KAP한국종합채권지수(AA- 이상)를 추종하되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됐다. 채권형 ETF 시장은 그동안 머니마켓펀드(MMF) 대용 성격의 단기채권형 ETF 위주였지만 올 들어 시장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액티브 채권형 ETF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KODEX액티브채권형 ETF에 올 들어 순유입된 자금은 4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전쟁 등 국내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보다 금, 달러, 채권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며 “이들 ‘안전자산 ETF 3종 세트’ 인기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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